하지만 너무 고통스럽다.
아,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몸에는 열이 올라 손이며 발이며 축축해 죽을 지경이다.
100미터 달리기라도 뛴 듯 심장이 쿵쾅거리고 머리가 뜨거워 자꾸 지친다.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은 자꾸 멈추고, 하얀 백지가 띄워진 모니터로부터 시선이 자꾸 도망간다.
웹툰도 봤다가, 홈트도 했다가, 유튜브도 봤다가, 밥 먹으러 외출도 했다가, 쓰레기를 버리러 밖에도 나갔다가
온갖 난리부루스를 추고 나서야 아주 단 커피 한잔을 단숨에 들이켜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처음부터 각오는 했다.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힘들고 눈물이 때때로 차올라서 꾹 참느라 어금니를 꽉 물어야 될 정도로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계속계속 써야 한다.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하얀 백지에 과거를 다 쏟아붓고, 글자로 하나하나 잘 조립해서 줄을 맞춘 다음, 정갈하게 포장해두고 싶다.
더 이상 밖으로 제멋대로 뛰쳐나오지 못하도록.
그동안 숨겨두기에 급급했던 기억들을 글자로 옮기기 위해 하나하나 떠올리려 애쓰자,
이때다 싶었던지 기억들이 줄줄이 튀어 오른다.
자신들이 나에게 저지른 죗값들을 지금이라도 치르고 있길 바라며, 구글과 페이스북에 떠오르는 이름들을 쓸데없이 검색해 본다.
검색에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축축 늘어지는 나를 다잡기 위해, 제철 회를 먹이고, 유기농 두부를 먹이고, 유기농 계란을 먹인다.
깨끗하고 맛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여 건강한 내가 지금 쓰는 글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