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J의 내연녀 추적기: 후기

그래서 그 추잡한 불륜의 끝은?

by 고장난시계

모든 불륜의 끝이 그렇듯,

자신의 병수발을 한 처자식에게 '다시 만나면 모가지를 따주겠다'며 모든 것을 내팽개친 ABJ의 불륜의 끝은 시시하고 추악하게 끝났다.


그리고 정말 불공평하게도 그 불륜으로 인한 모든 상처는 오로지 나와 내 동생들에게만 남았다.


약 2년에 걸쳐 정식으로 부모의 이혼이 성립하기 전까지, ABJ는 불륜녀 JMS를 데리고 온갖 좋은 데를 다니며 불타는 사랑을 한 것도 모자라, 계모임 등 각종 모임은 물론 친인척들의 모든 경조사에도 불륜녀와 함께 당당히 참석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남들과 달리 뼈대 있는 집안임을 강조해 왔던 것이 무색하게, 집안 장손인 ABJ가 낯짝도 두껍게 불륜녀를 데리고 본가 문턱을 넘어도 문중 어른들은 한마디도 안 했다고 한다.


역시 뼈대 있는 가문은커녕 등신들의 집합소임이 틀림없다.


16주 상해로 인한 형사판결문과 불륜 덕분에 ABJ는 유책배우자로서 엄마에게 당시 시세보다 조금 높은 위자료를 지급했다.

엄마는 ABJ로부터 위자료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불륜녀 JMS를 상대로 불륜에 대한 위자료 지급소송을 제기했고 너무나 명백한 증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기에 손쉽게 소송에서 승리했다.


물론 JMS는 승소판결문 앞에서도 위자료를 못주겠다며 배 째라고 버텼지만,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엄마는 10원짜리 한 장도 모두 받을 생각으로 JMS 소유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덕분에 JMS 이름으로 된 집 보증금부터 시작하여 냉장고, 세탁기 등 자질구레한 집기까지 빨간딱지가 붙었다.


그리고 법원에서 JMS의 재산에 대한 강제경매가 실시되던 날에,ABJ는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르는 돈을 들고 나타나 자신이 그 모든 것을 낙찰받아 JMS에게 돌려주었다.


정말이지 눈뜨고는 못 볼 사랑이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불륜은 진짜 웃기게도 엄마와 ABJ 사이의 이혼이 성립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났다고 한다. 그 추악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다.

그냥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어른들이, 머리가 굵은 자식들도 있는 위인들이 그러고 있으니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자식이 아니니 다시 만나면 모가지를 따주겠다는 ABJ는 엄마가 살던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빌라에서 추레한 자취생활을 하다가,

술에 잔뜩 취한 채 밤마다 엄마에게 찾아와 재결합하자며 여러 차례 행패를 부리고,

처음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한 엄마의 직장에까지 쫓아가 계속 귀찮게 한 끝에 집으로 굴러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 자매의 짧디 짧은 황금기는 그렇게 끝났다.


정식으로 이혼이 성립한 후,

더 이상 집에서 ABJ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우리 자매를 행복하게 했는지,

엄마가 ABJ 때문에 맞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우리 자매를 붙들고 밑도 끝도 없이 하소연하지 않는 생활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거지 같은 친척들과 더 이상 엮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보너스였다.


우리 자매는 한 번 맛본 행복을 놓칠까 봐 ABJ가 찾아올 때마다 집에 사람이 없는 척도 해보고, 엄마 몰래 엄마 핸드폰에 ABJ 번호를 차단도 시켜봤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엄마의 단 한마디를 넘지 못했다.


엄마가 ABJ를 다시 받아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때문이었다.
‘그래도 애들 아빠니까, 결혼할 때 손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갈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그 한심하고 비겁한 얘기를 듣고 가슴이 타들어갔다.

그래도 엄마만은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아, 엄마와 ABJ는 똑같은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는 비겁하게 자식들 핑계를 댔지만,

나는 잘 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며 ABJ가 매달 쥐어주는 알량한 돈에 길들여진 엄마는, 이혼 후 처음으로 겪은 생계활동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을 뿐이다.

아무 기술도 학력도 없는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뿐이었고, 친구도 제대로 없는 엄마가 사회에서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어려웠겠지.


ABJ가 매달 가져오는 알량한 돈 때문에 재결합을 하면서도, 엄마는 그렇게 자식들 핑계를 댔다.

그리고 집으로 다시 굴러들어 온 ABJ는, 더 이상 자식이 아니라고 온갖 욕설을 내뱉었던 기억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 마냥

나와 내 동생들에게 부친으로서의 대접을 바랐다.


그 한심한 꼬라지들을 보며, 나는 조용히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

이 집에서 완벽하게 철저하게 탈출할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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