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후기 & 팁

태초 마을을 향해 떠나는 새벽 여행

by Bro
"단순히 ‘게임’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이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이자 레저 스포츠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후기


뭐냐 넌?

나 또한 예외 없이, 페북에 요 며칠 간 하나의 소식으로 난리가 났었다.
뉴스피드를 도배하는 포켓몬고와 관련된 포스팅들..
도대체 이 녀석이 무어라고 내 뉴스피드에서 이리도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대고 있단 말이냐?
평소 궁금한 것은 직접 몸으로 경험해 보는 나인지라, 당장에 새벽 일정을 잡고 밤늦은 시간에 태초마을로 출발했다. (Sponsored by 엄카)


자기합리화

사실, 다른 해야 할 일들이 있는 상태에서 단순하게 호기심만으로 저 멀리 속초로 떠난 다는 것은 기회비용이 너무 큰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가기로 마음을 먹고 출발한 것이기에, 호기심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나마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는 아마도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대한 그리움, 다시 말해 일종의 ‘향수’ 같은 것이 아닐까?
아님 말고.


향수
포켓몬 노래

나를 비롯하여 포켓몬 시대를 경험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억 한편에 이와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피카츄 빵을 억지로 먹던 기억 하나.
(조금씩 바뀌는) 로켓단의 인트로를 따라 하던 기억 하나.

로켓단 등장!!

조그만 포켓몬 게임기에 삼삼오오 몰려 함께 게임을 즐기던 기억 하나.
그리고 잠만보와 같은 포켓몬 캐릭터의 별명을 가진 친구들의 기억들까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어린 시절의 앨범을 들춰보는 기분이 이와 같을까?
포켓몬스터 주제곡을 흥얼거리며 가는 길은 정말이지 다시금 그때 그 시절로 여행을 떠나는 것만 같았다.


비상등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한 태초마을,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거리에는 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갑자기 비상등을 켜고 멈추는 차를 비롯하여 길거리에 시동을 켜둔 상태로 정차된 차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뭐지 이거?’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조금의 변명을 하자면, 나는 안전을 위해 운전에 집중하였고 정차가 필요한 경우, 도로 가변이나 주차구역으로 차를 움직였다. 흠흠..


게임과 여행 사이
속초 엑스포 공원의 조형물, 비온 뒤 환상적인 날씨였다.

만약 나처럼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 태초마을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의 경치도 둘러보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인근의 맛집도 방문하는 등, 게임이 아닌 여행을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아다니는 다른 트레이너들과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며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같은 팀으로 도움도 주면서 게임을 즐기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포켓몬고를 단순히 ‘게임’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어찌 보면 이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이자 레저 스포츠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여행 일정: 속초 엑스포타워 주변 — 속초시내 — 갯배생선구이 — 속초 해수욕장 — 소양강댐 — 통나무집 — 귀환


1*bEYsD2b0_SO68Yxg14Tu3g.jpeg 속초 엑스포 타워 근처에 있는 갯배생선구이집에서의 아침 식사. 맛난 생선을 눈 앞에서 전부 구워서 준다. 1박 2일 촬영 장소.
속초해수욕장.jpg 속초 해수욕장
1*V2peW24KucOAYScX_vd6rA.jpeg 돌아오는 길에 춘천 소양강댐 근처에서, 닭갈비로 유명한 통나무집
춘천닭갈비, 통나무집, 소양강댐


쓰리스타

맛집 가이드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미슐랭 가이드의 최고 등급인 3스타의 선정 기준을 보면 다음과 같다.

“Exceptional cuisine, worthy of a special journey."
(의역: 여행을 떠나는 목적이 될 만큼 엄청난 음식점)

만약에 미슐랭 가이드에 게임 편이 존재한다면,
포켓몬고는 여행을 목적으로 할 만큼 가치가 있기에 3스타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뭘 망설이고 있는가?

속초 엑스포타워.jpg 속초 엑스포타워 앞, 아침부터 피카츄 배구 하는 사람들




2. 평가


좋은점

증강현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재미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조작법

이미 오랜 세월 전부터 탄탄한 세계관이 존재하던 게임이기에 나름 완성도 높음 & 친숙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운동

게임 외적인 요소들에서 오는 높은 만족감
- 여행: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재미
- 맛집: 돌아다니다 보면 배고파서 근처 식당에 들르게 됨
- 사람: 왠지 모르게 친숙함이 느껴지는 다른 트레이너들. 동질감과 경쟁심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1*0LFKk-qShD2iTfUT90504w.png 간편한 조작법

아쉬운점

스토리의 부재
때문에 도감을 완성시키겠다는 매니아틱한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지금의 상태로는 장기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는 몰입 요소가 부족해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것을 보면, 단순 노가다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 하지만 원작이 존재하는 컨텐츠이니 만큼, 추후 업데이트 시 이러한 요소들이 추가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배틀의 단순함
상성에 대한 이해는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기에 일단 제외.이를 제외하면 터치가 전부인 단순한 배틀 구성.그나마 컨트롤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회피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실제 전투 중에는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특정 시간대에 불안정한 서버
어렵게 찾은 몹을 놓치게 되고, 사용한 아이템은 아이템대로 없어진다.

사고날 위험
오죽하면 메인 로딩 화면에서부터 조심하라고 적혀 있겠는가?속초에 갔는데 차들이 길거리에서 갑자기 멈춘다면 백퍼다.비단 차 뿐만이 아니다.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 폰만 바라보면서 이동하기에 보행 또한 위험할 수 있다.




3. 팁

포켓몬고는 유딩도 코 묻은 손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쉽다.
이에 아주 기초적인 조작방법이나 설명은 생략하고 어느 정도 해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들만 남긴다.


몹(이하 “몹”) 잡을 때 뜨는 동그라미의 색
크게 녹색 < 주황 < 빨강이 있다. 빨강에 가까울 수록 잘 안잡히고, 잡아도 공을 깨 부수고 “짠!” 하면서 튀어 나온다. 주로 CP가 높은 애들이 빨강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참고로, 이럴 경우 라즈베리 아이템을 사용해 주면 한결 수월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난 니가 팅기면 얼마나 팅기겠냐는 마인드로 잡힐 때 까지 죽어라 던져대서 라즈베리 따위는 써본 적이 없다.)

같은 몹이라도 CP와 스킬 및 사이즈가 다르다.
분명 같은 녀석인데, CP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0대 까지, 빈부격차가 우리나라 맞먹는다. 특별한 스킬/속성을 보유한 것이 아닌 이상, CP가 높은 몹이 좋다고 보면 된다.

몹의 속성과 상성
몹 별로 Type이 존재하며, 이 속성을 이해하면 상대 몹 공략이 수월해질 것이다. 참고로 같은 몹이라도 기본공격과 스킬의 속성이 다를 수 있다.(상성을 알고 싶다면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라. )

스킬의 사용
평타를 치다보면 스킬바가 조금씩 찬다. 강력한 스킬일 수록 스킬바 차는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 스킬 바가 찼을 때, 화면을 길게 누르면 스킬이 작동된다. 나도 뒤늦게 스킬 사용법을 알았을 때가 집에 돌아가야 하는 시기였어서 보다 상세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스킬바 한칸당 스킬을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한 정보를 누가 좀 더 자세히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템 존
처음에 나는 파란색 네모가 그냥 지역 정보를 알려주는 간판인줄 알았다. 하지만, 근처에 접근해서 사진을 돌려보면 아이템이 쏟아진다. 심지어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또 돌릴 수 있게 된다.

아이템을 아끼지 마라
곳곳에 아이템 존이 배치되어 있고, 심지어 렙업 할 때마다 보너스로 주기도 한다. 그리고 특히나 나처럼 한정된 시간 동안 게임을 하러 여행을 간 것이라면, 언제 다시 와서 하겠냐는 마인드로 그냥 써버리는게 맘 편하고 기분&효율도 좋다.

트랜스퍼(Transfer)
해당 몹 하나를 어딘가로 보내고 해당 몹의 캔디 하나를 얻는다. 후에 몹의 진화 및 강화에 유용하게 쓰이는 캔디이니, 같은 종류의 몹 중 상대적으로 약한 애들은 전부 보내버리자.

유저 경험치(=레벨업)의 중요성
레벨이 낮으면 몹 강화에 제한에 걸리고, 체육관 배틀도 못하는 등 은근 제약이 있다. 이 외에도 아이템 지급 등, 유저의 레벨이 매우 중요한 편이니 경험치에 신경쓰면서 플레이 하자.

몹을 잡을 때 조금 더 정확한 타격을 하면 경험치를 더 준다.
아무것도 없음 < nice < great < excellent

발자국 의미
발자국이 적을 수록 해당 몹이 근처에 있다는 뜻이다. 발자국이 없으면 바로 앞에 있다는 얘기. 이 발자국 수로 범위를 점점 좁혀 가면서 원하는 몹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알 부화 제한 속도
차를 타고 50~60km로 달리면 알 부화 거리가 차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약 20km 전후의 속도로 움직일 때는 거리가 차면서 알이 부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오류 대처법
일단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증상이 일어나서 멈췄다면, 미련 없이 바로 껐다 키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도가 없을 것이다. 단, 몹을 포켓볼에 잡은 상태에서 멈췄고, 왼쪽 위에 포켓볼이 굴러가고 있다면 해당 표시가 사라질 때 까지 조금 기다리는 것도 좋다. 어쩔 때 보면 몹이 잡혀있기도 한다.

새벽~아침 시간 피하기
내 경험에 의하면 한국 시간으로 새벽~아침시간대에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특히나 아침 6시~8시 사이에는 아이폰으로 로그인 자체가 불가능 하기도 했다(but, 안드로이드는 가능했음). 아마도 미국인들의 접속이 많은 시간대였기에 서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1*5UNkhHaPd0wB7VpxErLEYQ.png 서버 접속 불가

이동수단이 있으면 좋다
Only 뚜벅이는 너무 힘들다. 체육관 간에 이동하는데도 거리가 은근 멀기에 이 더운 여름날 많이 힘들 수 있다. 무엇보다 속초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넉넉치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자전거든 뭐든 이동수단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차 + 나인봇미니’ 조합 강추

준비물
- 휴대용 배터리 (필수)
- 비올때를 대비한 우산 따위의 장비들
- 걷기 편한 운동화
- 선크림
- 이동수단

1*GTQYqwOyBxqcX-JCVpi58w.png 처음으로 도장깨기 승리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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