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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콜리 Aug 30. 2020

스위스에서 아시아 여성으로 산다는 것


얼마 전 우연히 한 아시아 여성이 스위스에서 사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한 것을 발견했다. 이 사람의 국적은 캐나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아시안으로 100% 아시아 문화로 성장한 케이스이다. 그녀의 국적(만) 캐나다지만 마인드는 아시아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이 사람 - 블로그의 인기글은 단연코, 스위스에 '박사'를 하기 위해 성인이 된 후 이주한 내용을 글이다.


그녀는 해외에서 사는 것을 동경했었고 드디어 실천에 이룬 건데, 이 사람이 캐나다에서 CPA로 일하다가 스위스로 건너와 아시아인이 훨씬 적은 스위스에서 고분 전투하는 이야기가 꽤나 슬프면서 재미있었다. 연재된 하나씩 읽다 보니 한 부분에서는 동감도 가고 짠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고 없는 해외 생활에서 얼마나 외롭게 버텼을지 그리고 젊은 시절에 부딪히면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그런 현실감 있는 행복감도 있을지 그런 복잡 미묘한 것들이 한 번도 만나보진 그녀와 나와의 공감대를 만들어주었다.


음.. 뭐랄까 - 마치 친척 동생이 써놓은 글을 언니의 마음이랄까?


캐나다에선 비교적 아시아인 인구가 30% 정도인 반면

스위스에선 그녀의 말에 의하면 (나도 정확히 안 찾아 봄) 0.5%인 데다가 지역마다 편차도 큰 편이라

이 수치상에서 느껴지는 묘한 특별함을 스위스에서 유독 느꼈다고 그녀가 글에 표현했다. 그 특별함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며, 유럽이지만 다소 폐쇄적인 문화와 지역 속에 갇힌 외국인, 더 구체적으로는 아시아 여성에 입장에서 쓴 글을 보고 나도 한번 스위스에서 아시아인으로 느낀 것들을 적어볼까 한다.



@ 2010년 - 뮈렌 트래킹 중


단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친해지고 싶다


언어와 문화 장벽을 넘어 단지 [아시아]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뭔가 친해지는 경험을 했었다. 물론 한국인이라면 더 그게 강하지만 아시아인이 별로 없는 스위스에선 그저 아시아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길가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모두 내가 찝쩍? 대는 건 아니다....

그리고, 나름 예외도 있다. K-POP이나 망가 혹은 한국 드라마 주제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겐 사절이다. No~!!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스위스 사람들의 시선?


스위스내 도시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확실히 그 '시선'은 계속 받고 살고 있다. 옷을 아무리 거주인(스위스사람들)처럼 입었다 한들 일단 머리 스타일이 다르고 가장 큰 문제인 외형 (특히 얼굴과 몸)이 다르다 보니 어딜 가든 내가 무엇을 입든 사람들에게 시선을 받는 편이다. 근데 이 시선이 짧지가 않고 길다... 적어도 5초 이상이라고 하면 비슷하려나?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그윽하게 오랫동안 나를 쳐다보는 걸 인지하는 순간 초반엔 별생각을 다했다. 내가 쌈닭으로 돌변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인종차별 자라고 삿대질을 해야 할 건지 어떤 태세를 준비해야 할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어딜 가든 비슷한 시선이 계속 날 따라온다. 단 취리히나 베른같이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은 곳에 가면 인파 속에 묻혀서 시설이 덜하지만, 가만히 내가 그 시선 유발자들을 찾는 건 일도 아니다. 어쨌든 이 시선은 모든 연령대 그리고 남녀 구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 년쯤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런 이해할 수 있는 사실들을  스스로 인식하는 행동 자체는 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곳의 삶을 이해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유도 없이 특정 집단에게만 눈총 세례를 받는 것보다 원래 그런 미친 X들이구나 하는 게 나한테 조금 더 좋지 않나 싶어서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간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다시 이 말을 내 식대로 해석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게  자신에게도 건강한 것이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 때 필리핀 대학교 기숙사에서 살 때 그 시선과 조금 비슷한 것 같다. 이건 시선을 받아본 사람만이 그 시선에 대해 정확히 안다. 설명도 할 수가 없다. 근데 이 바라보는 시선이 뭐랄까, 기분이 나쁘거나 좋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호기심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는 것 이 반반이 섞인 느낌이 크다고 느낀다. 


초반엔 그 시선이 불편하고 짜증 나서 받지 마자 도로 감정을 다 쏟아가지고 그 사람에게 초 스피드로 바로 쏴준 적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결코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하다고 느꼈다. 내가 도로 쏴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의도를 알지도 못할뿐더러 결과적으로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그 사람에게 하나 더 쌓이는 거가 최종 결론이 될 거라 생각을 하니 그저 부질없는 짓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후 마음을 고치 먹고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만큼은 그 시선을 여유롭게 받아치고 있지만 - 여전히 나 스스로 셀프 트레이닝된 결과 정도로 꽤 미약한 편이다.


음...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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