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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llii Jan 18. 2023

당신의 세계

각각의 세계

나는 낙관론자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서 “Yes”를 외치지 않지만, 대개의 경우 사람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동조한다. 그들의 의견이 내 판단과는 다를지라도 그냥 동의하는 쪽으로 수긍한다. 부정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긍정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헬조선이니, 흙수저니 사회나  자신을 비판하는 푸념 같은 단어들로 수식되는 현실은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사회는 좀 더 경쟁적이고, 나의 주머니도 더 가벼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낙관론자를 선택한다.   내가 선택한 세상은 이렇다.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는 나의 공간은 다른 세상으로 넘어오는 특별한 에너지 장이 있다.  내면의 진동수를  최대한 안정적이고 깊게 조절하면 상대도 그 비트에 맞춘다. 우아한 몸짓과 다정한 말로 우리는 정서를 교환한다. 큰 숨을 쉬고 몸의 긴장이 덜어지면, 마음은 말랑말랑 해지고 몸은 편안해지니 이 세계에서 만큼은 안락하다.


악착같은 정신으로 무장을 하고, 세상의 많은 것을 움켜쥐겠다는 간절함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빠르게 앞질러 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는 순간은 꼭 오기 마련이다. 반대로 봄날의 꽃구경을 가는 발걸음은 목적이 없이 흐트러진 걸음이지만, 매일의 작은 근사함을 경탄하며 웃는다. 뇌가 회고하는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횟수의 총합이므로 봄날의 꽃구경을 향한 발걸음은 가볍다.

 


세상이 그래야만 한다고 지정해 놓은 갖가지 기준들에 나는 언제나 미달이다. 논리를 가지고 접속한 세계는 자주 허무함과 자조적인 한숨을 자아낸다. 반대로 다정함과 진실함을 내어주면 더 근사한 세계가 열리는 것을 안다. 내가 가장 품격 있고 우아한 것을 상대에게 주었으므로 상대도 그가 가진 것 중에 가장 근사한 것을 내어준다. 이것은 온전히 나의 믿음이다. 그러나 이것이 내 세계를 구성하는 바탕이 되고 나의 세상은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다.


모두의 달력과 시간은 똑같다. 그러나  공간은 다르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가 창조한 세계에 발을 붙이고 다른 에너지 장을  만들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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