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내 주장을 말하는 법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이해와 인내 그리고 지혜가 요구된다. 오늘은 3시간 동안 음식을 만들었고,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 보았다. 오징어볶음과 당근 토마토 수육이었다. 맛을 보았을 때 꽤 괜찮았다. 그런데 파트너는 자기 입맛에 안 맞는 듯 양념장 소스를 꺼내서 찍어먹는 것이었다. 이러쿵저러쿵 만족스럽지 않은 듯 까탈스러운 말들을 늘어놓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생각은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내 요리가 그의 입맛에 안 맞아 불평하는 모습이 미운게 아니라, 상업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그의 테이스트에 화가 났다. 급기야 자기 파괴적인 그의 생활습관들까지 머릿속에 떠오르며 ‘ 고질적인 나쁜 습관들을 가진 그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걱정이 되며 앞이 캄캄했다. 그를 위해 아침마다 만드는 마와 블루베리 주스, 그의 건강을 위한 나의 노력들이 헛수고처럼 느껴지며 분노가 들끓었다.
분노의 설거지를 하고 자리에 앉아 잠시 기도를 했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를 수없이 질문했다. 눈을 감고 숫자를 세고 호흡을 고른다. 잠시 고요함을 느껴본다. 명상 이후 Chat GPT에게 물어봤다. ‘자기 파괴적 습관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 고 물어보았더니, 스트레스 또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으니 공감과 대화를 유도하라고 권유한다.
곧바로 실행에 옮겨 그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물을 한 컵 떠서 그의 옆에 앉았다. 내가 불만을 토로할까 그도 조금은 긴장된 모습이었다. 그동안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했다. 그동안 지켜보았는데 불규칙적인 생활패턴과 나쁜 자세, 나쁜 식습관, 과한 미디어 소비에 대해 원래 그랬던 것인지 최근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 질문했다. ”생활습관이 나와 다른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 습관들이 많음을 열거하며 이것이 걱정이 되고 오래전부터 말하고 싶었다 “고 솔직한 심정을 전달했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습관 때문에 우리가 계획하는 다른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는 한배를 타고 함께 노를 저어 가는 파트너로서 당신의 건강관리에 대해 내가 말할 권리가 있음을 납득시켰다. 그는 초반에는 뭔가 저항하려고 했지만, 인내심을 갖고 들으려고 노력했다. 나쁜 습관들을 상쇄하기 위한 좋은 습관이 한두 개 정도는 필요하다. “고 덧붙여 말했다. 운동을 한다던가, 무언가 자신을 돌보는 행위들이 부족함을 강조했다. 그는 “잘 들었고, 그래도 얘기해 줘서 고맙고 잘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
하고 싶은 말을 했기 때문에 나는 감정적으로 홀가분했고, 근심과 걱정이 섞인 나의 심각한 일침에 반응하는 그의 태도도 마음에 들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고 있다. 그동안 명상할 때 늘 되뇌던 나의 Affirmation이 효력이 있었던 걸까? 화가 난 상태이지만 화를 내지 않고 상대에게 내 의견을 차근차근 전달했다. 비난하는 투가 아닌 인정하지만 아쉬운 부분과 걱정되는 화법을 사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톤을 유지했다. 성공적인 대화를 마치고 스스로가 좀 성장했고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여유롭고 그릇이 크다”를 매일 외치고 읊조린 덕분이었을까 평소보다 감정의 고조 없이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잘 전달했다. 관계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내”와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명상보다는 기도에 매달린 하루였다. 잠들기 전에 다시 한번 긴 명상과 기도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