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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llii Jan 18. 2024

쇼츠중독에서 벗어나게 한 브런치

오늘 하루 열심히 보냈지?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기 전 누워서 유튜브 쇼츠를 본다. 개와 고양이를 주로 보는데도 중독성이 있는 건지 10시 30에 누웠는데, 시계는 12시를 지나고 있다. 그렇게 쇼츠를 시작하면 2시간이 넘어가고 눈은 피곤해져 갔다. 무엇보다 속상한 것은 다음날의 고요한 아침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천천히 마시는 커피와 고요함 속에 진행되는 독서 시간은 사라지고 허둥대는 아침만이 남겨진다.


쇼츠의 시청반경이 개와 고양이가 주인공인데, 무엇이 중독을 일으킨단 말인가? 쇼츠는 짧고 다양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타나다가 재미있거나 놀랄만한 영상을 중간중간 알고리즘이 끼어넣는다고 한다. 그러면 무의식 중에 다음에 나올 흥미로운 영상을 기대하게 되면서 중독성이 생긴다고 한다. 마치 슬롯머신처럼, 불확실성에 배팅을 계속하고 있는 꼴인 것이다.


모든 중독성이 있는 것들은 당장 끊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대체할 것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브런치였는데,  자기 전에 문체가 감감하니 조용한 작가님들의 글을 한 개씩 읽고 잔다.  마치 양질의 독서나 책의 한 줄기를 읽고 잔 듯하여 마음도 뿌듯하고 한 개 읽고 바로 잠들 수 있다.(주로 단상이나 에세이, 북리뷰를 고른다)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 쇼츠를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담백한 음식을 먹다가 자극적인 음식을 못 먹는 것처럼 말이다.

 

브런치의 글들은 수수한 일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치장하지 않고 쓰여 있다. 그리고 블로그처럼 눈살을 찌푸리는 광고도 없고, 글씨들도 정갈해서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진다. 쇼츠와 넷플릭스와 결별하고 그 시간들을 브런치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 그리고 최근 읽은 책을 리뷰한 글들을 찾아 읽곤 하는데, 정말 좋다.  브런치의 글은 마치  개인이  자기 서랍 속에 보관해 있는 글을 독자인 내가 조심스럽게 책장을 들추며 읽는 느낌이다. 그래서 은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주는 것도 감사하고, 용감히 자신의 일상을 나누는 것에도 감동이 있다.  또 개인의 깊은 사색을 들을 수 있다. 그런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미소 짓기도 한다.


나의 연재는 주로 정보성에 기반을 두는 글이라 일상의 생각들을 쓸 기회가 없다.  그런데 오늘 더 이상 영상을 찾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며 이것에 대해 글을 꼭 쓰고 싶었다. 누군가 쇼츠 중독에 있는 자가 있다면 나의 글을 한번 읽고 지나가셨으면.


브런치를 했더니 글을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문해력이 좋아진다. 그리고 연재를 위해 많은 책과 논문을 보면서 더 글과 가까워졌다. 영상들이 자연스럽게 삶에서 밀려나니 읽거나 쓰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차분해지니 깊게 생각할 정서가 마련된다.  영상을 보고 나면 뇌를  환기시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 글을 마음에 넣으니 마음에 많은 언어들이 들어차서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생각들이 더 정확한 언어로 구사되고, 표현되는 듯하다.   


오늘도 좋은 글 하나를 만나는 행운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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