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채워야한다
또 한번의 이별을 겪고나서 내가 그동안 자신했던 내 모습이 다 사라져버렸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다시 내 스스로를 예뻐할 자신이 없었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 때 당시에는 빨리 다른 사람을 만나 또 휑해진 이 빈자리를 채우고 불완전한 나를 완전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난 지금은.. 그때 그 생각이 정말 위험했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도 나를 나보다 더 사랑해줄 수 없고, 다른사람으로 채워진 내 결핍은 언젠가 또 구멍이 나고, 모양이 맞지 않은 뚜껑처럼 삐그덕 할 것임이 분명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특히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목숨 받쳐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도 삽시간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결국엔 상처받은 나만 덩그러니 재처럼 남는다.
남자사람의 사랑을 갈구하는 삶은 비참하고 괴롭다. 이보다 더 역한 느낌은 없을 것 같다. 이제 오롯한 사랑이란 감정만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 싶다. 적어도 타인은 나를 이혼에 파혼에 아이까지 있는 사람으로 여겨 어떤 관계도 자로 재지 않는 관계가 없을 듯 하다.
그래서 나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다.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후회와 원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일을 그만하기로 했다. 나는 뭘 잘할까? 뭘 좋아했지? 내가 끝까지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교때부터 아빠가 사준 디카로 피사체를 담는 일이 좋았다. 내가 사랑하는 피사체, 내가 정성스레 담은 사진은 더 예쁜 빛을 냈다. 그래. 나는 여전히 사진을 좋아하지.. 내가 여유로울때 더 좋은 사진이 나오지..
그동안은 참 사진을 안찍었네? 그럴 시간이 없었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조금씩 물음의 꼬리를 물고 물어.. 결국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나를 다시 찾기로 했다.
사진은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필요하다. 급하게 찍다보면 초점을 날리는 일도 많고 흔들려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는 일도 많다. 여태까지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마음이 너무 조급해서 뭐하나 제대로 초점 맞춰 오롯하게 정성을 쏟은 일이 거의 없다. 흔들려버린 사진처럼 불안한 삶을 살아왔다.
앞으로 내 앞날을 생각했을때도 1분1초의 여유는 없다. 나는 엄마면서 아빠기도 해야하고 우리집의 가장이면서 내 브랜드의 대표기도 하기 때문에.. 참... 삶이 여유가 없게 느껴진다.
그래도 정말 삶이 힘들고 괴로울때 남자라는 도피처를 찾는게 아니라 회피하고 동굴속에만 갇혀 살게 아니라 내가 좋아했던 사진을 다시 찍으면서 여유를 가져보려고 한다. 나를 더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무럭 무럭 자라서 이렇게 불안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아이의 거울인 내가 예쁘게 성장해서 우리 아이도 나를 닮아 더 예쁘게 크게 하고 싶으니까..
아.. 참 잘 크는거 어렵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