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t atto broony Apr 12. 2022

'왜' 이 일을 하는가,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가

질문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죽은 삶이 아닐까


'왜' 이 일을 하는가,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


오 차장. 드라마 '미생'
"회사에 왔으면 일을 해. 게임을 하려 하지 말고"
- 오 차장, 미생 中



미생의 오 차장은 회사에서 만년 과장이다. 그는 회사에서도 자신 개인의 철학을 굽히지 않는 인물이다. 횡령이나 비리를 저질러 크게 개인의 사욕을 채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승진을 위해 개인의 주장을 굽히거나 사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는다. 그냥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할 뿐이다. 만년 '차장'이라는 타이틀은 그가 마치 '미련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이 모이면 항상 권력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직장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기에, 직장이든 사회든 부서의 이익을 위해 나아가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하는 이상 사실 사내정치는 정도의 차이일 뿐 어디에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꼭 사내정치에 몰두해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기 일은 제대로 못하는 사람인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일을 못하기에 사내 정치에 필사적인지, 사내정치에 필사적이라 일을 못하는 건지 선후관계는 분명하지 않지만...


나는 그 원인이 보통 '타협'에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 생리를 잘 알게 되고, 점점 더 깊이 있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지우고, 현실과 타협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즉, 스스로가 편하기 위해 일을 하는 방식과 일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왜'를 점점 지우다 보면, 현재의 생리 자체에 집중해 '사내 정치'에 휘말리게 된다고 생각한다. 


미생의 '오 차장'은 결국 퇴사한다. 정도(正道)를 가는 것은 어쩌면 느리다. 아니, 그것이 사실 틀린 길일지도 모른다. 적자생존의 원칙에서 우수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윤리를 지키는 사람도 아니라, 가장 마지막에 남아있는 '가장 독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는 적자생존에서 '도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오 차장'은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가끔 생각나는 인물이 된다. 그가 실제로는 없는 인물이라서이기도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실제로 실현할 수는 없지만 공감이 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리처드 파인만(1918 ~ 1988). 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물리학자.
겉으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의 세계에도, 내부 구조에도, 그 작용에도 아름다움이 있어요. 꽃 색깔이 곤충을 끌어들여 가루받이를 하려고 진화한 거라는 사실은 참 흥미롭지요.
그렇다면 곤충도 색깔을 알아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과학은 거기에 의문을 덧붙입니다. 하등 생물도 미적 감각이라는 걸 지니고 있을까? 아름다운 것은 왜 아름다울까? 그것은 참 흥미로운 의문입니다. 알고 보면 과학 지식은 꽃에 대한 흥미와 신비로움과 경이감을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리처드 파인만, 화가 친구의 이야기 中




언젠가 김범수 의장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은 본 적이 있다. "대표가 하는 일은 가장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그렇지만 그 인터뷰에서는 그 방법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았다. 나는 아마도 그것이 '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현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그 자체를 보고 받아들이는 것은 참 쉽다. 그러나 그것에 원인 되는 인과관계를 모두 아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나는 어떤 현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왜'를 꾸준히 따라가는 것은 그것의 결과에 기인하는 인과관계를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삶에 대해, 나아가 일을 하는 이유와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 점검하고 피드백하며 점점 더 나은 삶은 사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더 발전할 수 있음에도 정체되어 있고, 정체되어 있으면 결국 썩기에 질문하지 않는 삶은 죽은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고료를 받지 않고 작성된 글이며, 주관적인 생각을 밝힌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특정 단체, 특정 인물과는 무관하며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특정 인물을 비하할 의도는 없음을 밝힙니다. 이미지 및 원문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문의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2022/4/12

<'왜' 이 일을 하는가,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가>


참고자료 및 그림 출처 :

리처드 파인만,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A6%AC%EC%B2%98%EB%93%9C_%ED%8C%8C%EC%9D%B8%EB%A7%8C

미생,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AF%B8%EC%83%9D_(%EB%93%9C%EB%9D%BC%EB%A7%8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