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
마이클 잭슨은 역사상 인종을 뛰어넘은 최초의 인간이었다.
백인을 열망했던 백반증 환자를 말하는게 아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백인이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이었다. 그들은 거기에서 출발했고 그 굴레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인종적 관념과 한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종속되지 않았다. 이건 그가 모든 인종으로부터 사랑받았다는 사실과는 다른 문제이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생물학적 외양으로도 인종을 초월했다.
그의 춤은 군인의 제식동작과 발레리나의 몸짓이 결합된,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이었다. 그의 음악과 춤은 당대 대중들의 트랜드를 정확히 반영하면서도 추동하는, 대중예술이나 음악산업의 교과서 그 자체였다. 이런 얘기는 길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이 음악을 통해 달성한, 혹은 달성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역량을 선한 가치를 구현하는데 직접적으로 투입했다는 것, 단순히 자선활동이나 봉사활동이 아닌 자신의 음악적 가치와 역량을 거기에 집중시키고 대중들의 관심을 그리로 돌리는 것, 음악을 통한 연대에의 호소...
이런 노력을 했던 아티스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찌기 Live Aid를 기획했던 밥 겔도프나 U2의 보노 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20세기의 인류가 기억하는 건 We Are The World 밖에 없다. 그 곡을 작사 작곡한 것이 마이클 잭슨이다. 라이오넬 리치와의 공동작업, 퀸시 존스의 프로듀싱, 그 외 음반에 참여한 많은 음악가들의 전폭적인 호응으로 이루어진 일이긴 하지만 그 중심은 마이클 잭슨이다.
그는 특정 정치세력이나 이념에 속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흑인 인권운동에조차 눈길을 주지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위대한 정치와 이념을 구현했다. 바로 인류애의 호소이다. 그 위대한 정치이념의 출발은 We Are The World 였고 Heal The World가 정점이었다.
종교와 인종, 민족의 경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한 인간에게 희망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종교와 인종, 민족의 경계를 허물면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완벽한 하나의 종이고 '빅 패밀리'이다. 이것이 그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 이것은 또한 역대 성인들이 하신 말씀이고 내세의 성인들이 하실 말씀이다.
그가 떠나고도 세상은 여전히 전쟁과 살육, 아동착취와 학대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우리에겐 또 끊임없이 마이클 잭슨들이 올 것이다. 우리는 인류애를 보존하고 고양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으므로, 서로를 돌보는 상냥한 마음을 잃지 않았으므로, 무엇보다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 일치를 이룰 수 있으므로...
乾稱父, 坤稱母. 予玆藐焉, 乃混然中處. 故天地之塞, 吾其體, 天地之帥, 吾其性, 民吾同胞, 物吾與也.
하늘을 아버지라 부르고 땅을 어머니라 부르며 나는 그 가운데 보잘 것 없이 서 있네. 하늘과 땅에 가득한 것으로 내 몸을 삼고 하늘과 땅의 이치를 내 마음으로 삼으니 모든 사람들은 나의 형제이고 만물들도 나와 함께 한다. < 西銘>, 張載
Heal the world, make it better place
https://youtu.be/BWf-eARnf6U?list=RDBWf-eARnf6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