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엔 추억이 가지 끝에 망울져있고 떨어지기 전 그들은 푸르다 물들다 아아 결국 말라가는 어릴 적 싸구려 팔레트의 쩍 하니 갈라진 물감과 같았다.
나는 이제 물도 없이 눈만 나리는데
색들은 부서져도 아직 반질거리는구나
손깍지 끼던 검정 팔레트는 그리워 숨겨두었나
내 물감들은 눈만 뜨면 떠오르는데
갈라지지도 않는 추억들은 어쩌자고 이러나
엮어둔 것들은 색이 있어 눈감아 검게 지워버렸나
나 몰래 사라지는 것이 두려워 뚜껑을 덮고 말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