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뒤섞여 어수선하다.

by 알님

파리바게트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사람으로 노동하고 싶다.>인 것 같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되고자 요구하는 것을 보면 대체 이런 것도 보장 안 된 직장이 있었다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식한 시간만큼 보식을 3배나 더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분이 어떤지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어 착잡하다.


노동-근로의 단어 정의를 두고 분분한 의견이 많았고, 노동부 장관인 주제에 근로라는 표현을 쓰면서 노동계 출신인 자신을 부정하는 듯 말한 장관을 보면서도 딱히 들만한 감정이 없어 착잡하다.


주말 아침 병원에 가야 하는 몸을 이끌고 차를 타고 가는데,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아니면 평소에도 그랬는데 내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건지. SPC가 그려진 탑차들을 몇 대나 봤다. 무슨 기분이냐면 이것도 설명하기가 어려워 착잡했다. 그들은 일하고 있었고, 일하는 그들을 포함한 '우리'를 위해서 빵을 만들던 사람이. 사람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던 사람이 곡기를 끊기를 오늘로 48일째.


사람이 죽음으로 돌아가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49일째 되는 날까지 정성을 다해 빌기도 하는데. 그런 버거운 이별의 정성 치레를 할 기간만큼이나 제 삶을 태우는 모습을 전해 듣고도 고작 그들을 괴롭히는 회사의 물건을 안 팔아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나의 기분을 역시나 설명할 단어가 없어서 착잡하다.


오늘 날씨는 웃음이 빵, 터질 만큼 맑고 화창한데. 곡기를 끊고 있는 사람과 그를 애타게 지켜볼 가까운 사람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이제는 재만 남았을 것 같아서. 이 날씨를 고작 맑고 화창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싫어서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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