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by 송정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은 나입니다.

누군가에게 쉽게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것도

누군가의 눈물에 손을 뻗지 못하는 것도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인 ‘나’를 넘지 못해서입니다.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은 그 어떤 경제관념이나 봉사, 유교정신도 아닌

‘나’입니다.

누군가가 다른 이에게 시비를 걸 때 나서서 한 마디 하지 못하는 건

내가 내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이제는 길가에 폐지 줍는 어르신을 쉬이 도와드릴 수 없는 건,

세상에는 많은 바위가, 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위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산은 움직일 수 있습니까?

바다는요?

“…….”


나는 바위를 깨거나 넘거나 조각해서

세상에 나아갑니까?

그럼 저는 바다겠군요.

매섭게 혼내고 일으켜 세워도

누군가에 의해서 깎여도 기어코 나는 바다입니다.

나는 어디에 있나요.

여기는 바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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