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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 2

3_30

by Bruce Kim



버스 뒷좌석에 앉아 가던 중 한 정류장에서 몇몇 사람들이 내리자 내 앞 좌석의 한 중년여성이 창문을 급히 열고 누군가에게 소리친다. 이어폰을 끼고 있던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버스기사는 차를 잠깐 세우더니 문을 열고 금방 내린 걸로 보이는 한 여성 노인에게 다가가 뭐라고 이야기한다.

잠시 듣던 음악을 멈추고 내 앞의 여성이 떠드는 걸 들어보니 '저 할머니 여기서 내리면 안 되는데.. 아들이 기다리고 있는다는데..' 그리고 버스기사 쪽을 보니 그 할머니를 데리고 버스로 돌아와 ' 여기 앉아 계세요.. 제가 얘기하면 내려요' 한다.


치매 노인에게 늘 일어나는 일이다.


내 앞의 중년여성은 70대로 보이는 비교적 젊어 보이는 할머니의 상태를 눈치챘다. 그리고 주위에 일종의 도움을 요청했고 버스기사는 주저 없이 차를 세우고 할머니를 데려왔다.


기사 바로 뒷자리에 앉아 몇 정거장을 불안한 표정으로 기다리던 할머니에게 기사는 다음에서 내리시면 돼요'라고 몸을 돌려 말한다.


버스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창밖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은 유리문 너머에 할머니를 보고 팔을 들어 할머니를 가리키다가 문이 열리자 덥석 손을 잡는다.. 무뚝뚝해 보이는 남성은 엄마를 버스에서 내려 자신의 옆에 두고서 무심해 보이는 표정으로 무언가 이야기 하면서도 손을 놓지 않는다.


손을 잡고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는 엄마의 뒷모습은 왠지 행복한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우리는 이런 정도의 행동은 할 수 있다.


나는 권선징악을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에게 친절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믿는다.





#미안하다사진은못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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