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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May 27. 2023

인터뷰를 했다.

두 번은 못 할 것 같지만

한 기자님이 나의 브런치 글을 보고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다.


장애인과의 연애 그리고 결혼. 흔한 듯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 블로그를 하면서 그리고 남편을 통해서 종종 인터뷰나 방송 출연 같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거절을 했다. 그 이유는 거창한 듯 적어둔 이 이야기들의 실체(?)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열어보니 별 거 없는 평범한 이야기. 알려지지 않았을 뿐 우리와 같은 상황의 부부도 참 많고... 게다가 화면에 내가 너무 적나라하게 못생기게 나오는 것과 남편은 알아채지 못하는 '눈으로 하는 욕' 또한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참 오랜만에 인터뷰 제의를 받은 것이다. 나의 글로 인해서. 관심받는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글을 써놓고도 너무 주목받으면 부담스러운 이상한 나인데... 그날은 뭔가 흥분을 했는지 수락을 했다. 수락하고 사실 조금 후회가 되었으나... 요즘 평소에 안 해본 것 해보기를 하나씩 해보려고 하는 중이라 이 또한 도전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필 남편과 전날 약간의 언쟁이 있어서 인터뷰 분위기가 조금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조금씩 풀렸다. (그러다 다시 어색해진 건 비밀)
 


기자님과 인터뷰에서 내가 계속 반복한 말은 "우리의 이야기가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하고, 특별하다기엔 너무 평범하다."는 것이다. "남편이 시각장애인이라 무엇이 가장 힘드세요?"라고 물으셨는데 힘든 것이 바로 생각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말했지만 그것은 사실 남편이 시각장애인이라서 힘든 점이라기보단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흔히 겪는 에피소드들이었다. 그렇다고 곤란한 상황이 없었던 것도 아니니... 이도 저도 아닌 이야기들이었다. ㅎㅎ

조금 부끄럽지만 내 이야기가 알려지길 바란다. 이건 나의 평소 성향과 완벽히 반대이지만 용기 내어 말해본다. 평범해 보이지만 어딘가 특별하고 또 그렇다기엔 너무나 평범한 나의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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