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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Oct 07. 2023

대화


- 엄마, 아까 책에서 봤던 그거 있잖아, 눈에 넣어서 잘 보이게 해 준다는 거.



- 콘택트렌즈?



- 응 그거를 아빠가 하면 아빠도 잘 보일 텐데.



- 아 맞아 그러면 좋을 텐데.



- 아빠도 했으면 좋겠다 아빠는 못해?



- 응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눈이 아픈 거여서 렌즈를 껴도 잘 안 보이긴 해.  00아, 아빠가 그걸 껴서 잘 보였으면 좋겠어?



- 응 그러면 아빠가 손잡고 내 앞에서 걸어줄 수 있잖아. 지금은 내가 앞에서 걸어야 해서 조금 힘들어.



- 아 그랬어? 그래서 00 이가 힘들고 속상했구나, 엄마가 몰라줘서 미안해.



- 괜찮아! 엄마 잘 자.



- 응 윤아 잘 자 사랑해. ​​




자기 전 아들과의 대화.

잠이 심하게 왔었는데 확 깼다. 지금까지 여섯 살 아이에게 난 어떤 짐을 지게 했던 걸까..

마음이 아프다가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어차피 아빠와 함께 해야 한다면 아이가 해야 하는 역할도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욕심이었을까?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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