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는 제 이야기를 꽤 많이 썼는데 브런치에는 그러질 못했네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시각장애인 남편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제가 시각장애인과 결혼했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대단하다! 였는데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은 참 불편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착하지도, 대단하지도, 천사 같지도, 그를 위해 희생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런 말들 때문에 아니면 저조차도 제 스스로를 심청전 속 청이처럼 여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청이보다는 뺑덕어멈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이제는 남편 앞에 서 있는 저의 마음에 피어나는 죄책감, 자괴감, 미안함을 인정하고 그 마음을 정확히 명명해 보기로 했습니다. 심청전의 '뺑덕'이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요. 분명, 뺑덕어멈도 심봉사를 애정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해 봅니다.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올해 3월부터 아주 특별한 예술마을의 아주 특별한 아카데미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장애와 돌봄]이라는 주제로 하는 글쓰기 모임이었는데요, 저를 포함하여 10명이 모여 [장애]와 [돌봄]에 대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울고 웃었습니다. 또,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서부터는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았어요. 몇 번의 퇴고, 챗GPT에게 제목을 정해달라고 몇 번을 물어보고... 그 끝에 이 이야기들을 엮어 책이 나왔습니다. 제 이야기의 제목은 [심봉사를 비춘 사랑빛, 마담 뺑덕]입니다. 지난주에는출간기념회 및 북토크도 있었답니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신 아주 특별한 예술마을과 함께 해준 글쓰기 친구들에 감사드립니다.
장애인 당사자이자 양육자, 장애인의 가족(부모, 형제, 배우자), 특수교사... 이들이 모여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평생을 헌신하고 사랑했다는 그런 이야기? 장애는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
저희가 쓴 글에는 그런 내용은 없답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 알려지지 않아서 당신이 몰랐던 우리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주문형 출판(POD)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많이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