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아빠의 Global Business Story
2025년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또 한 번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파월 의장을 향하여 "사임을 요구하면 그는 물러날 것"이라며, 통화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SNS를 통하여 “그는 항상 너무 느리고 만족스럽지 않다”고 비난하였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발언의 배경에는 단순한 금리 인하 요구를 넘어선 치밀한 경제 전략이 숨어 있다.
특히, '국채'와 '환율'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트럼프의 요구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전략적 포석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연준의 정책 운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책적 레거시와 경제 운영 구상까지 아우르는 정치·경제적 계산에 가깝다.
미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며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 국채의 이자율이 시장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국채를 발행할 때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고, 이는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재임 중 인프라 투자와 감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정적자를 감수한 확장재정주의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재정 지출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낮은 금리 환경을 원하였다. 낮은 금리는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재정 지출을 가능케 한다. 실제로, “금리 인하 → 국채 이자 하락 → 재정 여력 확대”라는 수순은 트럼프식 경제정책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가 파월 의장을 압박하는 이유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싸게 빚내기’ 전략을 위한 정책 수단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트럼프가 금리 인하를 원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통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의 투자 매력이 낮아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고, 이는 환율 하락(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기업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달러 약세가 되면 미국 제품은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시에 수입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올라가 국내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트럼프는 과거부터 중국, 독일, 일본 등을 “환율 조작국”이라 비난하며 미국의 달러 강세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금리 인하를 통하여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적 무기로 볼 수 있다. 이는 단기적 경기 부양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무역 질서를 구축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는 단순한 경기 판단이 아닌,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복합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금리를 단순한 중앙은행의 경제 조정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금리는 국채를 통한 재정 정책을 뒷받침하고, 달러 환율을 통하여 무역 질서에 개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간주한다.
연준의 독립성이 중시되는 미국 시스템에서, 대통령이 통화 정책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식 정치 스타일에서는 이러한 압박도 하나의 전략이다. 2025년 현재, 그와 파월 의장 간의 갈등은 다시 불붙고 있으며, 이는 곧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트럼프의 금리 인하 전략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금융 문제가 아닌,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초국가적 이슈가 될 것이다.
※ 이설아빠의 글로벌 비즈니스 블로그에 더 유익한 정보가 있으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