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이설아빠의 Global Business Story

by 이설아빠

21세기 들어 국제 정치의 중심축이 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글로벌 노스(Global North)'가 주도했던 국제 질서가 흔들리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단순히 개발도상국이라는 지위를 넘어 적극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며 세계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강대국 간 경쟁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글로벌 사우스의 개념과 형성 배경


글로벌 사우스는 1969년 정치학자 오글레스비(Carl Oglesby)에 의해 처음 제기된 개념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을 포함한 글로벌 노스와 대조되는 정치·경제적 개념이다.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약 120여 개 국가들을 포함하며, 경제적 저발전과 식민지 경험이라는 공통된 역사적 배경을 공유한다. 과거 냉전 시기의 '제3세계' 개념에서 발전한 글로벌 사우스는 비단 지리적 분류를 넘어 정치·경제적 독립성을 추구하며 집단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 팬데믹 극복, 식량 안보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해 선진국 중심의 일방적 결정에 반발하며,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국제 협력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더 이상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주요 행위자로 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제 질서의 다극화와 글로벌 사우스의 전략적 외교


글로벌 사우스는 강대국들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독자적이고 실용적인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특정 강대국 진영에 일방적으로 속하지 않고 '비동맹'이나 '다자주의'를 통해 전략적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균형 잡힌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독립적 외교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사우스의 전략적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중국의 AI 플랫폼 '딥시크' 사례처럼 글로벌 노스 국가들로부터 규제와 견제를 받고 있는 기술들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기술 자립과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와 대한민국의 전략적 파트너십 가능성


대한민국은 글로벌 노스 국가에 속하지만, 과거 개발도상국의 경험을 공유하며 글로벌 사우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기회 창출에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기술 이전, 문화 교류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은 국제 정치에서 중견국으로서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지정학적 안정성을 높이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국제 질서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은 이제 막 시작된 현상이 아니다.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 이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미국-중국 중심의 양극 질서에 균형을 제공하는 새로운 축으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를 단순히 '지원 대상'이 아닌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접근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글로벌 노스 국가들은 이러한 국제 질서 재편을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설아빠의 글로벌 비즈니스 블로그에 더 유익한 정보가 있으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국과 BRICS, 그리고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