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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May 23. 2018

브런치 작가, 같이 쓰다

아도르 작가와의 만남 후기

5월 10일 저녁, 아도르 작가의 캘리그래피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스퀘어의 까렌다쉬 라운지는 기분 좋은 설렘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대한 작가님들을 위하여 분주하게 음식들이 준비되고, 글씨를 쓸 수 있는 널찍한 책상과 의자들, 종이와 필기구들이 비치되었습니다. 먼저 오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전시장을 둘러보고 각자 편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약속했던 저녁 8시가 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아도르 작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도르 작가의 작품들은 캘리그래피 작가가 되기 전 15년의 회사생활 이야기, 퇴사 경험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처음엔 좋은 시 좋은 노래 가사를 옮기기도 했어요. 그런 걸 쓰다 보니 제 얘기가 아니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실제 인물, 실제 이야기, 제가 마음속으로 길 가면서 지하철을 타며 퇴근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나누던 대화가 캘리그래피 문구가 돼요."라고 자신의 캘리그래피 철학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아도르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자리에 모인 브런치 작가님들은 인생의 문장으로 응모하였고, 모두 그 문장을 선택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응모하신 분들이 소중히 쓴 문장을 읽어보면서 마음이 묵직해졌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문장. 꼭 그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아도르 작가가 응모 문구 중 골라 화답을 담은 노트를 선물로 증정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문장들이 뽑혔을까요?






1. 

나는 오늘만큼 좋아진다.

첫 번째 행운의 주인공인 카덴자 작가님은 본인의 인생이 담긴 문구라 책을 발간할 때 쓰려고 아껴둔 제목이라고 소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도르 작가님은 이 문구를 선택한 이유로 "짧은 이 말이 와 닿았어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오늘만큼 좋아진다면 만족하는 삶 아닐까 하는 마음에 선정했습니다. 화답 문구는 '즐겁게 잘된다'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즐거우면 잘된다. 오늘만큼 좋아진다와 너무나도 맞는 문구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2. 

허망함을 허망함으로 받아들이는 관용

댓글을 쓰면서 당첨보다는 스스로가 좋아하는 말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이연님. 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도르 작가님 브런치를 보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건 윤여정 선생님의 인터뷰에서 본 것인데 '고난이 고난의 생김새로 생겼다고 생각하면 조금 덜 슬플 수 있다'라고 해요. 이렇게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혀주셨습니다.


아도르 작가님은 이연님에게 "부족한 것을 부족한 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잖아요, 오늘은 내가 부족했구나 이 사실을 가볍게 받아들이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작가님께서 선택한 화답의 문구는 영화 <라라랜드>의 '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부서지는 가슴을 위하여 망가진 삶들을 위하여'였습니다. 이연님께 '세상은 꼭 빛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3.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세 번째 주인공, 김소형님은 응모한 문구가 김애란 작가님의 책에서 발견한 구절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친구나 부모님과 인생 얘기를 할 때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본인 스스로의 얘기는 하길 망설이게 되고 주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무슨 말로 내 인생을 표현해야 하지.' 생각이 많았는데, 저 문구를 본 순간 거창할 필요가 없이 지금 내가 이렇게 서있고 이 하루를 보내는 게 내 인생이구나 싶어서 마음에 와 닿았아서 함께 써보고 싶었다고 응모 이유를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아도르 작가님께서도 "사회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제가 행복한 것들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정말 좋은 것들은 본인의 생활 속에 있었다."라고 이야기하시면서, 그 마음을 담아서 '지금 이 순간 이 하루가 당신의 인생'이라는 화답 문구를 쓰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4. 

지금을 남김없이 살아버리는 것. 다시없을 지금, 여기. 다시없을 내가 있다.


마지막 행운의 주인공은 진초이님. "저는 올해에 마음가짐을 다시 하고 싶었는데 이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서 살면 새로 무언가를 할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지인에게 선물 받고 너무나 감동했는데 이렇게 선물까지 받으니 너무... 제 좌우명으로 삼아야겠어요."라는 소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도르 작가님은 진초이님의 문구를 선택한 이유를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같은 글이 다르게 와 닿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진초이님이 응모하셨던 문구가 와 닿았어요."

라고 이야기 하면서 진초이님을 위해 선택한 문구,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에 나오는 '스스로만 본인이 누구인지 알며 스스로만이 본인의 모습을 결정할 수 있어.'가 적힌 노트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때로는 '아' 하는 공감이 때로는 '오' 하는 놀라움이 기분 좋게 이어지는 짧은 만남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문장을 쓰는 시간. 각자 준비해온 문장들을 열심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도르 작가님은 자리를 돌아다니며 1:1로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예시문을 써주셨습니다. 정자체는 정자 체대로 흘림체는 흘림체대로 고유한 매력이 있었지만, 어느 쪽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도무지 안 되겠다는 장탄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참여해주신 분 들 중 단 한분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비치되어 있던 종이가 금세 소진되었습니다. 문장을 다시 쓸 때마다 새 마음으로. 한 사람의 문장이 점점 형태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 놀라웠습니다.


* 아도르 작가의 캘리그래피 팁

1. 
종이의 공간을 활용하세요.
빈 공간에 글씨를 어떻게 배열하는지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종이와 여백과 채우는 부분을 계획해서 써 보세요. 

2. 
다양한 필체를 한 곳에 써도 좋습니다.
정자체와 필기체는 섞어서 써도 멋스럽습니다. 
먹을 쓸 때는 다른 문장을 중첩해서 쓰는 것도 제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3. 
낙관을 해주세요.
낙관을 해주시면 단순히 문장이 아니라 작품으로 느껴져요.
오늘은 빨간 펜을 이용해서 각자 낙관의 모양을 그려드릴게요.



성별과 나이가 다양한 브런치 작가님들의 모임이었지만 글씨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글씨를 봐주면서 조용한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제 각기의 필체로 쓴 문구들은 아도르 작가의 마지막 터치 하나로 작품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작품을 액자에 끼우니 그럴듯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손글씨를 쓸 일이 점점 없어지는 요즘, 인생의 문구를 꾹꾹 눌러쓰는 시간은 모두에게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강연 해주신 아도르 작가님과 자리를 찾아주신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름다운 문장들이 
별처럼 빛나는 밤이었습니다. 






* 아도르 작가 브런치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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