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작가가 읽어주는 『나의 두 사람』
우리는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중 가장 신기한 관계가 바로 '가족' 아닐까. 선택할 수 없고, 함부로 끊어낼 수도 없는. 노력하지 않아도 평생 이어지고, 노력한다 해도 멀어지고, 바꿀 수 없고 대체될 수도 없는 관계. 나에 대해 알려준 적 없어도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기도 하고,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기도 하고. 한없이 무심하고 함부로 대한다 해도 끝내 나를 외면하지 않고, 짜증도 화도 기쁨도 슬픔도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나누게 되는 관계. 그 어떤 관계보다 '멀고도 가까운' 그런 관계가 바로 가족 아닐까.
여기 한 가족이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함께 태어난 달님 작가는 1939년생 김홍무 씨와 1940년생 송희섭 씨의 품에서 자랐다.
조손 가정.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아이.
어쩌면 작가의 가족을 표현하는 가장 단순하고 간략한 문장이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나는 내 부모가 예감하지 못하는 시기에 갑작스레 세상에 오게 됐다. 너무 이르게 온 나머지 그들은 누구의 부모보다 누구의 자식인 게 더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브런치북 『나의 두 사람』을 여는 가장 첫 글 '프롤로그'에 나오는 문장이다. '조손 가정'이라는 딱딱한 네 글자에 사유와 마음을 넣으면, 이해와 온기가 담긴 이 두 줄의 문장이 되는 게 아닐까. 그것이 작가가 가진 생각과 표현의 힘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나의 두 사람』은 단순히 조손 가정 아이로 자란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건 없이 무한하고 온전한 사랑을 받고 자란 한 '자식'의 이야기로 읽힌다. 또한 글을 읽고 나면 작가가 성장한 시간 속에는 엄마와 아빠가 '없었던' 게 아니라,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던' 거구나 느끼게 된다. 부재를 뛰어넘는 존재 덕분에 한 사람이 온전하게 잘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어떤 것이 온전하게 자라났다는 건 그것을 오랫동안 살피고 아끼고 사랑해 준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작가에겐 그 두 사람이 바로 할머니와 할아버지였다. 작가에게 '나의 두 사람'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였다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작가는 '나의 한 사람'이 될 것이다.
브런치북 『나의 두 사람』에는 작가의 두 사람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의 온기가 가득 담겨 있다. 비록 우리 모두 각자의 가족과 삶의 배경은 다르지만,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공통점에 있어서 부모를 생각하며 품는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때문에 달님 작가의 글을 읽으면 마치 내 마음을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읽을수록 마음의 체온이 올라가는 글, 『나의 두 사람』은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이 읽어야 할 글이다.
글: 브런치 작가 임희정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와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의 만남. <브런치 라디오>는 브런치에서 작품이 된 글, 원작 '브런치북'을 브런치 작가의 목소리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멜론에서 즐기는 특별한 책방, 브런치 작가가 읽어주는 브런치 리딩 북 <브런치 라디오>를 멜론 스테이션에서 만나 보세요.
위 링크 접속 불가 시, 멜론 모바일 앱 [뮤직] 홈의 ‘스테이션’ 메뉴에서 <브런치 라디오>를 찾아 주세요. 멜론 비회원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임희정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로 만나본 브런치북을 더 읽고 싶으시다면, 브런치에서 『나의 두 사람』 또는 달님 작가를 찾아 주세요. 온라인 서점에서 종이 책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