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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Jul 24. 2024

혼자 클럽에 가면 무아지경으로 즐길 수 있어요

<오늘도 혼자 클럽에서> 소람 작가 인터뷰

브런치 작가 소람

1.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출간 작가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출간 작가의 꿈을 이루신 분들을 보고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운 좋게 브런치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어느새 두 번째 책을 내게 되었네요. 브런치스토리는 정말 기회의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2. “클러빙에 쏟아부은 택시비만 4천만 원”이라는 소개글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클럽에 가는 날의 하루 스케줄이 어떻게 되시나요? 언제부터 클럽에 다녔는지, 또 보통 얼마나 자주 클럽에 가는지 궁금해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다녔어요. 아주 바쁘지 않으면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가는 편이고 한창 열정적이었던 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은 다녔죠. 클럽에 가는 날의 하루 스케줄은 다음 날 일정이 있느냐 없느냐로 나뉘는데 일정이 있는 날은 일찍 클럽에 입장해서 새벽 두세 시 정도에 레이빙을 마무리하고, 일정이 없는 날은 클럽을 여러 군데 옮겨 다니며 해가 뜰 때까지 노는 편이에요. 물론 이십 대 때는 일정 상관없이 무조건 날이 샐 때까지 놀았죠. 갑자기 슬퍼지는데요?


3. 아마도 많은 분들이 평일 퇴근 후, 혼자 클럽에 간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할 것 같아요. 혼자 가는 클럽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혼자 클럽에 가면 상대와 스케줄을 조율할 필요가 없고 제가 클럽에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또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상대를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친구와 같이 놀러 가면 이 친구가 음악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지, 친구의 텐션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혹시 잠깐 나갔다 오자고 하면 싫어할지, 다른 클럽에 가고 싶은 건 아닌지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요. 게다가 친구가 만취하기라도 하면 저는 더 놀고 싶어도 강제로 집에 귀가해야 하죠. 하지만 혼자 클럽에 가면 무아지경으로 즐길 수 있어요.


4. 클럽에 대한 문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춤’이라고 생각합니다. 춤을 추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왠지 어색하고 쑥스럽더라고요. 또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어떤 몸가짐, 마음가짐으로 클럽에 가면 좋을까요?


클럽에서의 춤은 내가 돋보이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이 공간에 융화되어 음악을 잘 듣고 있음을 표현하는 일종의 리액션 정도라고 생각해요. 클럽에서는 아무도 나의 춤 실력을 평가하지 않아요. 자신이 즐기기 바쁘죠. 그래도 두렵다면, 춤을 ‘춤’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종의 ‘대답’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누군가 말을 걸면 대답하듯 디제이가 음악으로 말을 걸었을 때 자연스럽게 음악에 몸을 맡기고 그저 움직이는 거죠. 고개만 까딱거려도, 뒤꿈치만 들썩여도, 어깨만 흔들어도 춤이니까요. ‘옷’에 관련해서라면 너무 예의 없는 패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해요.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만 아니라면 편안한 복장이어도 될 것 같아요. 저도 편안한 복장을 선호하고요. 그래도 웬만하면 너무 부담 갖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개성을 뽐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5. 클럽을 열심히 다니다 디제잉을 배우고, 또 디제이로 데뷔까지 하셨어요. 원래 뮤직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며 클럽에 다닐 때와 음악을 틀러 디제이로 클럽에 갈 때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음악을 들으러 갈 때는 그저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요. 음악을 틀러 갈 때는 많은 준비를 하고 리스너들의 반응은 어떨지 생각하며 약간의 부담과 긴장, 그리고 기대를 안고 갑니다.


6. 한국 사회에서 클럽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미디어에서 클럽을 보여줄 때 술, 마약, 그리고 성범죄가 일어나는 곳으로 다루는 경우도 흔하고요. 클럽에 관한 오해와 편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실제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분위기는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대형 클럽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요. 유흥을 목적으로 온 사람도 있겠지만 음악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훨씬 많아요. 현재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클럽은 다양한 장르 기반의 디제이들이 각자 개성이 담긴 음악을 선보이고, 해외의 여러 레이블과 빈번하게 교류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 전시 및 파티를 개최하는 등 한국 음악 신의 다양성 유지 및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그만큼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이 종사하고 서브컬처가 꽃 피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어요. 올해 3월, 베를린 테크노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클럽 문화를 하나의 음악 문화로 보지 않고 일탈과 유흥의 시선으로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클럽의 음악과 분위기에
오롯이 몸을 맡겨보세요


7.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클럽에 입문하려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클럽이 있을까요? 클럽에 가기 전 미리 예습하고 가야 할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워낙 다양한 클럽이 많아 추천이 조심스럽네요. 가장 좋은 방법은 클럽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파티 포스터의 라인업을 확인한 후 그 라인업에 있는 디제이의 사운드 클라우드에 들어가서 음악을 한번 들어보는 거예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이라면 그 클럽으로 가시면 됩니다. 어느 클럽을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가 추천하는 클럽 리스트를 브런치스토리와 책 마지막에 적어두었으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예습할 것은 따로 없습니다! 너무 취하지는 마시고 클럽의 음악과 분위기에 오롯이 몸을 맡겨보세요.





*소람 작가 인터뷰는 채널예스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 전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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