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운동이나 요리 등 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행위는 반복할수록 능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능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연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번 잘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잘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많이 한다고 해서 딱히 실력이 늘지도 않는 신기한 것.
아무리 해도 능숙해지지 않는 연애에 대하여 브런치 독자들에게 진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바닐라로맨스' 작가님. 자신의 연애 경험에 심리학, NLP (신경 언어학 프로그래밍, Neuro-Linguistic Programming) 등의 전문적인 지식을 더한 작가님만의 글은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작가 인터뷰에서는 연애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부터 실제 작가님의 연애는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바닐라로맨스 작가님의 스토리가 궁금한 분들은 스크롤을 쭉 내려 보세요!
안녕하세요. ‘바닐라로맨스’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여성욱입니다. 현재 각종 SNS와 커뮤니티 등에 연애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한 남녀의 미묘한 기류를 포착하고, 남녀의 솔직한 구애활동(?)에 대해 관찰하고 분석하는 기괴한 취미를 갖고 있다 보니, 한 달에 한번 정도 ‘디스러브 파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뭐? 술 취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취미라고!? 상당히 기괴한 악취미군!"이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나중에 꼭 한번 시도해보세요. 인기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점을 한눈에 파악이 되실 테니까요. 제 눈에는 축구경기보다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남녀 사이를 보는 것이 더 흥미롭거든요. 때론 관찰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을 때도 있고요!
돌이켜보면 전 어릴 때부터 '관계'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린 시절 제 머릿속엔 "왜 쟤는 쟤를 좋아할까?", "다른 사람이 날 좋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계가 틀어진 친구와 다시 관계 회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고민과 궁금증으로 가득했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이성을 유혹할 수 있는 마법서'와 같은 황당한 책부터 심리학, 보디랭귀지, NLP 등의 책들을 읽으며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그러다 NLP에 깊이 빠지게 되었는데,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명을 찾아야 한다는 말에 깊게 공감했어요.
그 사명은 꼭 어떤 직업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삶을 살겠다"와 같이 한 문장이어도 된다는 말에 순간 머릿속에 "사람들이 사랑을 하며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엄청 오글거리지만 당시엔 마치 신의 계시라도 받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 딱히 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상처받지 않는 연애에 대한 제 생각을 글로 쓰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글의 소재는 주로 제게 보내주시는 사연들이나 제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많이 쓰곤 해요. 사연을 선택할 때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만한, 그리고 제가 아직 좀 다루지 않은 사연들을 위주로 선정하고 책에 관해 쓸 때에는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선정하여 연애의 관점에서 풀어내곤 해요.
저는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단순히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법이 아니라, 남녀를 떠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연애를 지향하는 것에 대해 독자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또 막연하게 "내가 연애해보니 이렇더라~"라고 말하기보다 제가 읽었던 책들이나 나름 공부했던 내용들을 글에 잘 녹여내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것 또한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요.
처음 연애 사연을 받기 시작할 때는 막연히 좋아하는 상대를 유혹하고 싶다는 내용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이별에 관련된 내용을 많은 편이에요. 가장 안타까운 건, 사연을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의 이별 원인이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따로 이별 재회 관련 카테고리를 만들어 이별 재회 관련 사연을 다루고 또 도움이 될만한 글을 쓰고 있어요. 올해 초엔 이별 재회 관련 책도 냈었고요. 그래서 다음번에는 사소한 이유로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연인끼리 트러블의 상황에서 상처나 오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사실 연애는 둘 만의 관계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에 대해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워요. 저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연애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라고 생각하는 터라 조금만 신경을 덜쓰면 불만의 댓글들이 달리곤 하거든요.
예를 들어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줄어드는 것을 보니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사연에 연락과 사랑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니다 상대를 가해자로 전제하고 따지듯 대화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듯 대화해보라고 말을 하면 왜 여자만 참냐, 남자 잘못 아니냐, 남자는 말을 안 듣는다 등의 댓글이 달리는 식이죠.
그래도 이 정도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에요. 가장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운 건 이미 스스로 답을 정해놓고 제게 사연을 보내는 분들이에요. 한 번은 헤어진 남자 친구와 재회를 하고 싶으시다며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제가 조언을 드릴 때마다 그건 이래서 안된다 저건 저래서 안된다 하시면서, 결국엔 “다들 먼저 연락 올 거라는데 연락이 올까요?”라며 자신이 원하는 답을 강요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연애에 대한 글을 쓰고 있지만, 저라고 연애가 특별하지는 않아요. 다른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때론 여자 친구와 싸울 때도 있고, 냉전을 기간을 가질 때도 있죠. 다만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어느 지점에서 멈춰야 하는지를 안다고 할까요? 많은 사연들을 받아보며 깨달은 것이지만 사실 이별이라는 것은 절대로 큰 이유에서 오지 않아요. 정말 사소한 일로 시작을 하지만 그것을 멈추지 않고 서로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다 결국 “우린 맞지 않아!”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곤 하거든요.
저는 여자 친구와의 갈등으로 분위기가 심각해질 것 같으면, 바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해요. 이런 경험을 토대로 트러블의 상황에서 대화를 하라고 조언하고 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트러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는걸, 자신이 지는 것 혹은 손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먼저 감정을 조절하고 대화를 유도하는 것은 지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존중해주는 것이고 또한 상대에게 나를 존중하고 싶도록 만드는 방법인데 말이죠.
여러 사연을 접하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집착하는 연인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걸 느꼈어요. 상대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없거나 이성과 뭔가 있는 것 같은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상대가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은 뭔가 사랑이 좀 지나치다는 정도로만 생각하시더라고요.
문제는 연인에게 집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상대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상대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은 욕망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집착이 심한 남자 친구의 경우 폭언을 시작으로 욕설을 하거나 심지어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타인이 보기엔 저런 사람을 왜 만나나 싶겠지만 집착이 심한 연인을 만나는 사람은 그것을 잘못된 사랑 표현쯤으로 치부하거나 곧 나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쉽게 이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상대가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 헤어질 필요는 없겠지만 상대의 집착을 무조건 받아주려고 하기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시고 상대에게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길 부탁하는 것이 좋아요. 만약 지켜지지 않는다면 다른 것이 아무리 좋아한다 하더라도 헤어지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생을 살아가며 꼭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로 <일의 과제>, <교우의 과제>, <사랑의 과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분들이 오로지 일의 과제에만 몰두하고 교우의 과제라던가 사랑의 과제는 등한시하는 것 같아요.
다들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방법에는 열광하면서 친구나 연인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방법에는 무관심하고 너무 자신의 감정대로 해결해버리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워요. 요즘 같이 팍팍한 시기에 우정과 사랑을 논하는 것이 다소 사치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가끔씩은,
좀 더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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