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프로젝트, coming soon
사각 사각
힘을 주어 눌러 쓴다.
그런다고 문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습관처럼 펜을 움켜 쥔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밤을 맞이하고, 새벽을 마주한다.
한 자도 허투루 쓴 적이 없다.
나의 문장을, 나의 문단을 누군가 소유하게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내 글을 새길 종이의 촉감을 떠올린 채.
혹은 내 그림이 담길 책의 감성을 상상한 채.
그러던 어느 한여름 밤, 크리스마스를 예고하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브런치에서 나를, 우리를 왜 '작가'라 부르며 글쓰기 욕망을 부추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