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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Apr 27. 2017

작가 인터뷰 21 - 오늘도 냥냥냥,
클링키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지친 몸을 이끌다시피 하며 집으로 향하는 날, 

어쩌다 고개를 들어 어두운 밤하늘을 볼 때가 있습니다. 


딱히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밝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기운이 날 것 같았을까요?


혹시 이렇게,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아쉬워하며 위로받고 싶었던 분들!

클링키 작가님의 글을 통해, 아니 클링키 작가님의 글과 이야기하며 위로받아보세요.


독자와 마음을 나누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시는 클링키 작가가 여러분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08번 답변은 읽으면 읽을수록, 심장이 쿵 내려앉을 만큼 감동을 줍니다.






#01

사랑하는 동글동글, 몽실몽실


일상의 작은 것에 감동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혼자 끙끙 고민하는, 야근을 싫어하고 주말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쉬고 싶은 주말에도, 모두 잠든 새벽에도, 그저 좋아서 마냥 끄적이던 감정들이 모여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할 수만 있다면 오랜 시간 동안, 마음 가득 따뜻함이 번져오는 그림을 그리고 싶고 마음속에 작은 울림이 번져오는 글을 쓰고 싶어요.


둥글둥글하고 몽실몽실한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특히 착하게 생긴 것에는 더욱 약해요. 
그게 솜 인형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02

출간 소식을 첫 번째로 알린, 가족



오늘도 냥냥냥의 출간 소식을 가족들에게 제일 먼저 알려 드렸어요. 출간 준비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 안에서 스스로를 이겨내야만 하는, 즐겁지만 그만큼 힘든 과정이었어요. 그 과정 속에서 혼자 파이팅하였다가, 시무룩했다가, 우울했다가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겪었는데 그 모든 순간에 곁에 있어 주었던 사람이 가족이었거든요. 출간 소식을 늘 궁금해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고, 때론 그런 관심에 초조해하는 저의 모습을 지켜 봐주고, 그 시간 속에서 항상 저의 편에 있어준 것이 너무 고마웠어요.  




#03

일상의 순간을 메모



사실 제가 스스로에 대해 개방적으로 오픈하는 성격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는 출간 소식을 많이 알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독자 분들께서 댓글로 많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그림의 소재는 제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겪고 바라보는 일상에서 얻는 것 같아요. 과거의 어느 순간을 되짚어 볼 때도 있지만, 일상의 어느 순간에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잊지 않도록 메모를 해두곤 해요. 그리고 메모를 보면서 연습장 같은 곳에 그걸 그림으로 옮겨 러프하게 그려둬요. 나중에, 혹은 당장 쓸 수 있도록 그렇게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그려두는 편이에요. 



#04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그림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참 좋아했어요. 취업한 이후에도 업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그림을 그리곤 했어요. 그러다가 이직을 했던 회사에서 과한 업무와 야근에 지쳐 있었는데,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 동안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상태로 집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때 저희 친오빠가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한 번 게시판 같은 곳에 만화를 업로드해보라고 얘기해줬는데, 겁 많고 조심성 많은 제가 신기하게 어떤 두려움도 없이 바로 시작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림으로, 글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걸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답답하고 혼란스러웠던 시기라서 그렇게 표현하면서 스스로 많이 치유됐던 것 같아요. 그곳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하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거든요. 



#05

보통의 사람 같은 캐릭터, 고양이


고양이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너무 흔할 수 있지만 그만큼 친근하고 귀엽잖아요. 실제로 보면 참 사랑스럽고 사람처럼 영리한 느낌도 있고요. 그릴 당시에 제 주변에 고양이를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고양이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렇지만 캐릭터의 모습이 고양이일 뿐 평범한 사람이랑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냐옹, 냥, 그르렁 등의 의성어 말고는 고양이 같은 면이 하나도 없거든요. 입시도 겪고, 야근도 하고, 이별도 하고, 술도 좋아하고, 고기도 좋아하는 보통의 사람이에요. 

냥이는 밝고 잘 웃지만, 그만큼 눈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성격이에요. 생각이 많다 보니 조심스럽고 방어적인 면이 강해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웅크리고 숨어버릴 때도 많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툰 편이에요. 특히 힘들다는 표현이나 싫어한다는 표현에 서툴러서, 혼자 고생하고 혼자 상처받는 일이 많아요. 좋아하는 표현도 상황에 맞춰서 참는 경우가 있어요. 내가 좋아하고 기뻐하면, 혹시나 누군가는 상처받는 상황일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상황을 보고 조심스럽게 감정을 삼켜내요.


보이는 것보다는 여리지만, 또 그렇게 여리지만은 않아요. 내공이 좀 있는 편이라 큰 위기에 닥치면 차분하게 일을 해결해내는 편이에요.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 좋아하는 느낌은 토닥토닥해주는 느낌, 좋아하는 시간은 빗소리를 듣는 시간이에요. 




#06

구독자 1만 명 공약



요즘 건강이 좋지 않아 업데이트를 잘 못하고 있는데도 많은 분들이 구독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에요. 1만명이 되면… 마음 같아서는 독자들과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지만, 쉽지 않겠죠? 가끔 댓글이나 메일로 고민 상담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시간이 참 좋더라고요. 가까운 누군가에게 입은 상처를,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그렇게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게 참 따뜻하고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07

어쩌다 마주칠 클링키 작가님



원래 집 근처 카페에 종종 갔었는데 이사한 뒤로는 근처에 카페가 없어서,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아마 서점에서 ‘오늘도 냥냥냥’ 책 근처를 수상하게 배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일지도 몰라요. 어쩐지 쑥스러워서 제 책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겠더라고요. 힐끔힐끔 곁눈질을 하다가 누군가 나타나면 뒷걸음질치곤 해요. 

작은 전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한 번씩 시도하고 있어요. 온라인에 있던 무언가를 오프라인으로 꺼내어 공간의 일부로 만들어주는 작업이 의미 있는 것 같아요.   




#08

수많은 ‘오늘’을 지나서, 보다 눈부신 ‘내일’을 맞이하기 위


각자의 오늘을 살고 계시는 분들께, 제가 생각하는 ‘오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오늘은, 조금 더 반짝이는 내일을 위한 하루라고 생각해요. 너무 미약해서 때로는 제자리 걸음 같지만, 그 걸음들이 모여서, 그 하루들이 모여서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렇게 제자리 걸음과도 같아 늘 초조했던 저의 ‘오늘’이 차곡차곡 쌓여 이렇게 책도 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언제나처럼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 날 문득, 그렇게 제 꿈이 이루어진 거죠. 


돌아보면, 늘 높은 곳에 한걸음에 도달하고 싶어 했던 초조하고도 나약했던 제 모습이 있어요. 지금도 저는 여전히 초조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어요. 오늘을 걷고 있는 이 작은 걸음들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곳에 반드시 도착하게 해준다는 것을. 큰 걸음이 아닌 무수히 많은 작은 걸음들이 모여 내일의 나를 만들어준다는 것을.  


오늘은 당장의 내일도 알 수가 없어요. 내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가 10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될지, 안갯속처럼 막막할 뿐이죠. 그렇지만 내가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무언가 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오늘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바라는 ‘내일’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오늘’ 밖에 없거든요. 
수많은 ‘오늘’을 지나서, 보다 눈부신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클링키 작가의 '오늘도 냥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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