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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May 01. 2017

작가 인터뷰 22 - 20년차 직장인,
DO YOU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바로 오늘입니다. 직장인들의 어린이날입니다.

직장인은 1년 365일 중 3분의2 이상의 날들을 출근합니다. 하지만, 직장인의 권리를 추구하는 날은 단 하루입니다. 어쩌면 오늘 하루가 생일보다 더 귀중한 날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만큼은 다 잊고, 장난꾸러기 아이가 되어보세요.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한 고민의 시간이 더 필요하여 내일도 휴가를 내신 전국의 수많은 직장인, 그리고 미래의 예비 직장인들에게 바치는 인터뷰를 준비하였습니다. 선배라 부르고 싶은, DO YOU(윤정연) 작가의 거침없는 인터뷰를 브런치에서 만나보세요.






#01

  먹은’ 자기계발서 <언니의 따뜻한   마디저자


‘막 돼 먹은’ 자기계발서 <언니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펴낸 윤정연입니다. ‘막 돼 먹은’ 이라는 표현은 제 글을 처음 읽은 출판사 편집장님이 하신 건데요, 책의 내용과 어울려서 써 봤어요. 서적 분류상으로는 자기계발서인데, 내용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다르거든요. ‘당신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완벽주의는 개나 줘 버려’, ‘인맥관리는 집어 치워라’, ‘좋은 리더 되기 같은 책 좀 읽지 말아라’ ‘당신은 상처받지 않았다’ 같은 이야기들을 적었습니다.


20여 년간 여성으로서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제가 하게 되는 고민, 주변 동료들이 하는 고민들에 대해 생각해 본 것들을 썼습니다. 회사의 요구,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지 말라는 내용을 담았어요. 우리는 남을 위해 너무 애쓰며 살잖아요. 자기 걸음을 걷는 용기를 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02

열정? 시니컬?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게 마땅


저도 열정 좋아해요.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이나 환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보통은 무조건적인 열정을 선으로 보거든요. 제 열정을 필요로 하는 건 상급자인데, 상급자는 제 열정을 끌어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열정이 없다고 탓하는 일이 흔하죠. 그럴 때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인생이 그렇듯, 직장생활에도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한 번의 선택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일은 없어요. 우린 끊임없이 선택하며 이 길로도 가 보고, 저 길로도 가 보는 거죠. 때로는 열정적일 수도 있고, 때로는 게으르기 짝이 없을 수도 있어요. 상황과 조건에 따라 나도 변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제 책은 수많은 선택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열정과 시니컬의 중간쯤으로 보일 수 있겠네요.




#03

주인의식은 주인만 갖는 걸로


직장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놀랄 때가 있어요. 자기의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 때문이에요. 배운 사람들답게(?) 이런저런 포장을 하고 가면을 쓰는 것에 익숙해 있는 거죠. 그래서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것에 대화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게 돼요.


제가 초급 관리자를 막 달았을 때 잘 안 맞는 팀원이 있었어요. 수시로 선배를 찾아가 이 친구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제가 관리자로서 팀원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물었었어요. 그러자 선배는 “걔 다른 팀 보내라, 네 관리 능력을 의심받을까 봐 끌어안고 있는 거 아니냐. 그거 욕심이다.”라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제 진짜 고민은 팀원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가 아니라 그 친구 때문에 내 관리 능력에 흠 잡히면 어떡하지 하는 것이었어요. 진짜 고민! 거기서 시작해야 해결에 이를 수 있는 건데 그걸 몰랐어요. 저는 그래도 흠 잡힐까 두려워 그 친구를 붙들고 있었어요. 서로에게 고역인 시간이었죠. 하지만 더 이상 애먼 불만을 쏟아내느라 에너지를 쓰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전부로 두면 나는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의 주인이 되자’는 이야기를 썼어요.


뭔가 불안하고 고민될 때 포장을 풀고 가면을 벗고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나의 주인이 되는 시작일 것 같아요.




#04

21세기 직장에서 ‘돌쇠’ 요구하면 안 돼



열정이나 헌신, 주인의식, 성실함, 완벽주의 모두 좋은 말이죠. 다만 저는 이런 가치들이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들기 쉽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조직의 소통을 막는 결과로도 이어지고요. ‘월급 받잖아’, ‘직장을 다니는 이상 성실함은 기본이지’, ‘관리자인데 헌신이 안 보여’ 하는 말을 저도 들었었거든요. 제가 가진 문제의식은 듣지 않겠다는 얘기잖아요? 그런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돼요. 더구나 21세기잖아요. ^^ 자꾸 맹목적으로 따르는 ‘돌쇠’를 찾는 상급자들을 보면 답답해요.


제가 생각하는 직장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요… 팀원이 저더러 “팀장님은 왜 직장을 다니세요?” 물어서 “친구 사귀려고요”라고 대답했었어요. 진심인데요,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저를 성장시키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저한테는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겠죠. 타인에 좀 더 수용적이고, 틀을 깨는 사고를 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라죠.




#05

슬럼프도 직장생활의 일부자연스럽게 지나가


슬럼프가 한 번 뿐이겠나요, 수시로 오죠. 그런데, 제가 안 좋아하는 말이 ‘극복’, ‘극기’ 이런 거예요 ^^. 우리 사회는 극복, 극기 이런 거 너무 많이 요구하지 않나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고 말하는 게 극기보다 더 힘든 세상인 것 같아요.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가 슬럼프도 직장생활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날 보면 자연스럽게 지나가 있더라고요. 일하기 싫고 놀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과 더 가깝지 않을까요? 일 하다 보면,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나갈 거라 생각하고 지내는 편이에요.


DO YOU 작가의 회사 책상




#06

가장 감동적인 글은 이제  한글 배운 할머니들께서 쓰신 


글은 습관처럼 쓰고 있어요. 자의로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게 중학생 때부터인데 대학 졸업 때까지 하루도 안 빼고 썼어요. 그것도 대여섯장씩요. 자율학습 시간에 일기 쓰는 애로 유명했죠. 여전히 매일은 아니라도 일기를 쓰고 있어서, 글을 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기 때문에 술술 써 나간 편이죠.



다만, 문장력이나 필력이 모자라는데 이렇게 글을 쓰고 책을 내도 되는 걸까 하는 걱정은 컸었어요. 그때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더라고요. “가장 감동적인 글이 뭔지 알아? 이제 막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이 쓰신 글이야. 미사여구나 어려운 인용구 같은 거 필요 없어.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쉽게 쓴 글들이 진짜 감동을 주는 거야.” 그 말에 용기를 냈어요.




#07

멘토는 내가 만드는 계속 두드리길


좋은 멘토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제 책에 ‘고민을 의논할 만한 선배가 있나요?’라는 글이 있는데요,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엄청난 위로를 받는다거나 뭔가 단번에 뚝딱 해결되는 경우는 없거든요. 제 멘토 역시 고민을 들고 찾아가면 늘 저를 타박하셨어요. 그런데도 얻는 게 있으니 계속 찾게 되더라고요. 만약 속상한 마음만 갖고 고민을 혼자 끌어안았다면 멘토를 만들지 못했을 거예요. 이 사람 저 사람 계속 두드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좋은 멘토가 되는 법은 위와는 반대겠네요. 주변에서 만들어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자면 서로 통해야겠죠. 어떻게 하면 상대와 통할지 고민하다 보면 좋은 멘토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08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통쾌한 자기계발 서적 국내서 처음 만났다 리뷰 감동


브런치 독자가 늘 때마다, 댓글이 달릴 때마다, 라이킷이 표시될 때마다 보람을 느끼죠. 이게 얼마나 기분이 좋고 힘이 되는지 모르실 거예요. 정말 좋습니다! 


책을 출간하고는 리뷰를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중에서 “이런 완전 현실적인 자기계발 서적은 해외 저자의 책으로는 몇 번 접해봤는데 국내 저자의 책으로 처음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시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의 전형적인 고정관념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으로 통쾌하다.”라는 리뷰가 있었어요. 고정관념 너머의 것들을 상상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은 때로 용기가 필요한데, 함께 상상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어요.  




#09

<언니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제 책이라 그런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쉽게 썼고,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들로 이야기를 풀어갔기 때문에 잘 읽히고 중간중간 내 얘기 같은 것도 있고 그럴 것 같아요. 다만, 위로와 힐링을 원한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내용이 제목처럼 따뜻하지는 않거든요. 상처받았다고 하지 말자, 상처라는 프레임에 갇혀 슬퍼하며 위로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대신 자극받았다고 하자, 그로 인해 내가 어떤 자극을 받아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이야기하는 쪽이 훨씬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런 이야기들을 적었거든요.




#10

고정관념과 정해진  너머를 상상한다면


고정관념, 정해진 틀, 당연하다 믿고 있는 것들... 그 너머를 상상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내가 달라지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누구와도 같지 않은 ‘독자적인 나’로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책 <언니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DO YOU 작가의 '언니의 따뜻한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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