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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May 04. 2017

작가 인터뷰 23 - 고래 아빠,
꾸빠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아이는 태어나,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줄 안다.



성인이 되어서도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와 똑 닮은 내 아이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아직 말도 못 하는 아이라면, 빅뱅이론처럼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것만 같겠죠? 부모가 되면 상대방과의 대화가 아닌, 존재 그 자체를 이해해야만 하는 첫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경험은 지속됩니다. 우리는 이를 '육아'라 부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육아 속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과 같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역량을 자신도 모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브런치에는 이를 쉽게 깨우쳐 주는 작가님이 계십니다.


아빠가 된 임상미술심리치료 전문가&상담심리사, 꾸빠 작가를 인터뷰하였습니다.






#01

출판사로부터의 메일 한 통, 두근거림의 시작

 

같이 일하던 상담사 선생님과 잡담을 하다 둘 다 작가의 꿈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때마침 브런치가 런칭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는데 그분께서 먼저 사용해보시고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셨죠. 지금 생각하면 저에게는 그야말로 은인 같은 분이세요. 저는 온라인 플랫폼이 낯설었어요. 처음엔 브런치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기존의 다른 서비스와는 감성 면에서 차별성이 느껴졌어요. 그 점이 좋아 꾸준히 브런치에 글쓰기를 이어갔습니다.


연재하는 동안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컸어요. 간혹 나름 괜찮은 글이 나오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죠. 종종 브런치와 다음, 카카오톡에 제 글이 소개되는 영광스러운 일도 있었고, 그 덕에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 그러다 어느 날 출판사 편집장님으로부터 메일이 한 통 도착했어요. '작가님을 찜하고 싶습니다' 하고요. 정말 기쁘고 두근거리는 사건이 일어난 거죠.


출판사와 논의하며 목차를 정하고 집필과 교정하는 사이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출간되는 그 날까지 '정말 나오는 게 맞나?' 불안하기도 했고, 저자라는 책임감이 출간의 기쁨을 방해할 만큼 무거워지기도 했죠.

그 마음을 정리하며 또 글을 썼습니다. '책임은 지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부족해도 받아들이자' '부담을 줄이고 즐기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요즘은 그야말로 출간의 기쁨을 누리는 중입니다.




#02

정답 없는 육아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쓰는 글 


부모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어떤 육아가 정답이다'라고 말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에요. 심지어 스스로 '이게 좋다'라고 말해놓고 '진짜 좋은가?' 의구심이 들 때도 많더라고요. 그 생각을 정리하며 쓴 문장이 '누군가의 정답 그 자체보다 그들이 정답을 찾은 과정을 배우자'예요.


제각기 답은 다르지만 적어도 '좋은 부모가 어떤 부모인가' 고민하며 지향점을 찾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가 제공하는 양육 환경은 분명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누군가의 답을 일방적으로 듣는 자리보다 각자의 답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늘면 좋겠어요. 의견을 주고받으며 각자 '자기만의 정답'을 계속 다듬어 가는 거죠. 이번 출간도 제 의견을 나누는 활동의 하나예요.


전문가라고 해서 자기 의견은 맞고 다른 의견에 무조건 평가적인 태도를 갖는 건 반대예요. 물론 객관적인 근거 기반의 전문적인 조언은 참고할 만하죠. 하지만 가치관이나 철학이 부딪치는 문제에서 유일한 정답을 제시하는 건 위험하다고 봐요. 그저 개인적으로 옳다고 믿는 한 가지 의견일 뿐이죠. 부모에게는 주체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우리 아이와 가족을 위해 선택하는 건 부모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죠. 물론 이 역시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에요.




#03

육아 스트레스 해소법, 유치하고 찌질한 것들까지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한다.


육아에 대한 이론이 100% 옳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숙련하려면 이론과 별개로 충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저도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엔 아기 안는 것도 어설펐고, 울 때 달래지도 못했어요. 물론 여전히 아이가 제 품에서 안정되지 않으면 재빨리 아내에게 건네요.


요즘도 피로가 누적되면 퇴근해서 제대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잠들어요. 너무 피곤한데 아이를 목욕시켜야 하면 입꼬리가 내려가고 대화가 줄죠. 짜증 섞인 말이 나오는 날도 있어요. 물론 그 와중에도 아이를 안고 있어야 하면 안고는 있지만 신나게 노래를 불러줄 순 없어요. 그런 날은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한편으론 스스로 위로해요. ‘할 수 있는데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 하는데도 부족한 거니까 조금만 미안해하자’ 하고요.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특별한 건 없어요. 치킨, 피자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며 풀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볕 좋은 날 산책하며 바람도 쐬고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건 친구,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푸는 거죠. 대신 정말 솔직하게 말해요. 유치하고 찌질한 것까지요. 공감받기도 하고 혼나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확실히 기분 전환이 되더라고요.




#04

다음 주제는 '사랑'


출간을 하고 나니 정말로 한동안 할 말이 없었어요. 매번 비슷한 소리를 하게 되고 마땅한 주제도 생각나지 않아서 신나게 글을 쓸 수 없었죠. 그래서 실제로도 오래 쉬었어요. 그러다 최근 꽂힌 게 '사랑'이에요. 사랑이 뭔지, 왜 하는지, 잘 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고 생각해보고 싶어요. 너무나 익숙한 주제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새롭게 느껴져요.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지만 생각만으로도 벌써 두근거려요.  




#05

엄마 고래 꾸마의 왕관


엄마 고래 꾸마가 쓰고 있는 왕관은 주양육자의 지위를 의미해요.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는 정말 반갑지만 그럼에도 저는 엄마가 주양육자가 되고 아빠가 보조 양육자가 되는 보편적인 구조는 쉽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책에도 아빠가 해야 할 '보조로서의 역할'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고, 제대로 보조한다면 그게 아이와 엄마, 가정에 충분히 유익하다고 믿어요.  




#06

보조이지만, 터전 같은 존재


엄마가 주양육자 지위를 갖고 아빠는 보조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위고 아래라는 상하 개념의 구조로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아빠는 보조지만 온 가족이 의지할 수 있는 터전 같은 존재죠. 책 표지에 엄마와 아이가 앉아있는 듬직한 고래처럼요.




#07

부부간의 트러블이 있었던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해주세요!




 

#08

아이에게 하고 싶은 어린이날 선물


이제 막 시작하는 부모라 아직 어린이날 선물이 낯설어요. 올해는 그냥 가족끼리 시간 보내고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면서 같이 노는 게 선물이고요, 아이가 더 커서 의사표현을 한다면 원하는 선물을 주고 싶어요.


(아이 자랑 한번 시원하게 해주세요.)

제 아이는 예뻐요. 키울수록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요. 특히 웃는 표정이 귀엽고 목소리도 예뻐요. 엄마 닮아서 예뻐요.  




#09

아빠들의 소모임에서 만나요!


아빠들과 의견을 나눌 소모임을 기획 중에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각자 생각한 자기만의 답을 나누고 정말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장이죠. 함께 공부도 하고 그러다 시간이 쌓이면 자연스레 가까워지기도 할 테죠. 5월 20일에는 자연주의출산 산부인과에서 예비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가 예정돼 있어요. 그 다음 날인 21일에는 경의선 책거리 '제1회 트렁크 책 축제'에서 강연할 예정이에요. 책거리는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하시니 홍대역 6번 출구에서 만나요!  


관심 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함께 좋은 부모로 성장해가길 바랍니다!




꾸빠 작가의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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