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나를 너무 진하게 두려는 것이 아닌지
만난 사람들마다 나를 기억했으면 하고
나를 특별히 기억했으면 하고
내 글이 다른 사람들 글보다 빛났으면 하고
내 삶이 더 진했으면, 더 돋났으면 하고
자우림 김윤아는 자신의 영혼이 이렇게 표현되길 바랐다는데
형체 없이 어떤 소리가 지나갔다, 형체 없는 향기가 지나갔다, 아주 빠르게, 휘발되듯이
더 돋날수록 그림자도 더 짙은 것 아닌지
어떤 향기가 너무 진하면 코를 마비시키거나 독하다고 느끼게 되듯이
나는 나를 항상 더 짙게, 진하게 두려 했던 것이 아닌지
내가 진정 바라는 것은
내가 떠난 뒤가 맑기를
누구의 마음에 무엇도 남기지 않기를
그저 가볍기를
나라는 존재가 슬픔도, 분노도, 괴로움도 주지 않기를
김윤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