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9일 오후 10시 24분 1초..
집에 쥐가 나왔다. 남편이 두 마리 잡았다. 더 이상 안 나와서 이제는 없다고 둘 다 생각 중이다. 쥐가 나왔다는 걸 안 순간부터 우리 둘 다 아기 근처에 쥐가 가지 않도록 조심했다. 손도 그전보다 더 자주 더 깨끗하게 씻었다. 왜 나온 건지 어떻게 들어온 건지 머리를 굴려봤지만 최근에 싱크대 누수 때문에 누수 탐지를 받고 막힌 배관을 뚫느라 장시간 현관을 열어놨던 일이 의심스럽더라고 남편이 말했다. 화장실에서 물을 대기에는 수압이 약하다고 바깥 수도를 끌어다 쓰느라 반나절 이상 열어놨었는데 그때 들어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그게 맞든 다른 이뉴가 있든 간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보니 어쩌다 벌레가 보이는 건 아무 문제도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쥐’와 ‘아파트’가 반반씩 뇌를 차지하고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 즉시 쥐 퇴치와 관련된 알고리즘에 푹 빠져들어 온갖 방제업체나 방제방법 등을 알아보고 그동안 생각지도 않던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면 어떻겠는지 남편에게 심각하게 물어보기도 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를 샅샅이 알아보다가 뜬눈으로 밤을 거의 새기도 했다.
나름 몸테크 한다고 들어온 집이지만 재개발이 언제 될지 당장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구역인지라 이런 일까지 있고 보니 무턱대고 이런 집에 들어오겠다고 앞장선 과거의 내가 어이가 없었다. 나나 남편은 이미 다 컸고 이제 늙어갈 일만 남아서 몸테크를 하더라도 몸이 축나기 밖에 더 하겠나 싶지만 막상 아기가 같이 겪는다고 상상해 보니 자못 심각하게 다가왔다. 다들 아파트 신축, 신축 하는 이유가 별게 아니라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목돈이 없고 이 집 역시 재개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금방 팔리기 힘든 집이라 더더욱 빠른 이사가 힘든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유식 한다고 설레발쳤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사한다고 임장 다닌다고 설레발쳤어야 하는 거였다.
이렇게 일이 터지고 나서야 뭐가 더 중요한지 깨닫다니 정말 인생이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당장 쥐똥이 발견되었던 곳이라 컴퓨터방에 들어갈 수가 없어 현재 핸드폰으로 이 일기를 쓰고 있는 나를 며칠 전의 나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