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6일 오후 10시 33분 54초..
오늘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정확히는 그 일이 있고 난 후 집에 와서 다 정리하고 좀 쉴까 싶을 때 불현듯 깨달았다. 막상 그 당시에는 몸이 힘도 빠지고 멍해서 별생각 없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좀 쉬려고 하는 짬이 나니 그제야 뇌에 포도당이 제대로 공급되는지 두뇌 회전이 돼서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인식한 것이다.
그 일이란 게 뭐였냐면, 오늘 남편이랑 아기 데리고 카페에 갔는데 다른 테이블에 앉아계신 할머니 두 분 중 한 분이 아기를 엄청 예뻐해 주고 달래주고 하다가 나중에는 안아보고 싶어 하길래 그러게 해줬다. 아기가 내 품에서 칭얼대다가 그 품에 가니 칭얼거림을 멈추길래 흐뭇하게 지켜보는 중이었는데 다른 할머니한테 갑자기 몸을 돌리고는 찍으라고 하면서 아기 사진을 갑자기 두 방 정도 찍는 거다.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예상보다 험난한 산책 끝에 간 카페라 몸이 고단해 바로 반응을 못하고 유야무야 아기를 받고 헤어졌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부모인 우리에게 한 번 양해를 구하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네 손주처럼 사진을 찍고 히히덕 대는 게 아무니 생각해도 어르신이라지만 괘씸하고 불쾌하다. 다음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발생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안된다고 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너무 물렀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내 아이 일인데 엄마인 내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거다. 반성해야겠다. 남편 하고도 다시금 다짐을 다지면서 추후 재발을 막자고 두 번 세 번 이야기했다.
이제 가을이지만 한창 간절기라 낮에 많이 더웠는데 하필 남편과 나 둘 다 볼일이 딱 점심때쯤 있어 한낮에 아기를 데리고 외출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산책길이 험난했는데 날은 날대로 덥고 길은 기대로 길고 해서 이 부분 역시 나중에 집에 와서 아기랑 다 씻고 누워서 떠올려보니 그냥 고집부리지 말고 택시 타고 왔다 갔다 하고 시원한 그늘에서만 10분 정도 아기 안고 왔다 갔다만 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하루의 끝에 와서야 올바른 답이 떠오르는지 참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