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자유일기(17)

2025년 9월 24일 오후 10시 25분 32초..

by 글레이즈

분유 증량이 한차례 끝났다. 매번 느끼지만 아무리 증량해서 줘도 더 달라고 한다. 소아과에서는 아기가 달라는 대로 주라고 했지만 나랑 남편은 그런 의사가 영 못 미덥다. 우리는 나름대로 과학적(?)으로 분유 수유량을 계산해서 주고 있는데 우리 먹보는 그런 우리를 비웃듯이 마지막 분유 한 방울이 없어지기 무섭게 울어재끼며 발을 동동 구른다. 매번 달라는 대로 줬다간 그 무서운 하루 총 1,000ml를 훌쩍 넘겨버릴 거다(수유량을 하루 총 1,000ml 이상 먹게 되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조리원에서부터 하루 900ml 넘게 먹었던 아기라서 집으로 데려오면서부터 아기가 '헐레벌떡 먹는 것', '많이 먹는 것', '먹다가 사레가 걸리는 것', '먹다가 게워내는 것', '다 먹고 나서 게워내는 것', '트림을 시켜도 1~2시간 후까지 계속해서 트림하는 것' 등 셀 수 없이 많은 부분을 발견하게 되자 우리 부부는 어쩔 수 없이 과학적(?)으로 먹는 양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둘 다 그렇게 완벽주의나 통제형은 아닌데 육아에 있어서는 자꾸 그렇게 돼버리는 것 같고 너무 예민해진다.


내일부터 이유식을 시작할 예정인데 아직도 한 번에 먹는 수유량이 185ml 밖에 안돼서 본격적으로 이유식을 시작할 때에 아기가 이유식을 잘 먹어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서 아직도 한차례 더 1회 수유량을 증량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말이다. 챗지피티는 '빠른 증량'보다 '점진적 증량'을 하는 게 맞다고 하지만 그토록 (내가) 고대하던 이유식 시작을 진짜 코앞에 두고 보니 또 다른 걱정이 시작된다.


바로 하루 총수유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는 사실이다. 아기들이 모든 시기에 다 잘 먹는 게 아니고 '분태기' 시절이 꼭 온다고 하는데 우리 아기도 혹시 그 시기가 오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1회 수유량은 부족한지 더 달라고 아직도 우는데 수유텀이 전보다 길어지고 밤잠이 전보다 늘어나면서 하루에 총 수유 횟수가 5~6회에서 4~5회로 갑자기 줄어들었다.


원래 이유식 먹을 땐 이유식 양만큼은 빼고 분유를 주면 된다고 하는데 하루 총수유량이 평균이거나 그에 못 미칠 때가 많아 먹던 대로 주면서 이유식까지 추가해서 주면 될 것 같다. 그래서 당장 내일부터 이유식 시작이지만 그만큼 분유를 얼마나 적게 줄 지 계산도 필요가 없다. 평소처럼 주면 되니까 말이다.


마음은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싶은 심정이라서 이유식도 이제부터 잘 먹어주면 좋겠다. 간이 하나도 안되어 있고 원물 그대로의 맛을 느끼겠지만 맛있게 먹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유식도 다양하게 주고, 한우도 주고, 과일 퓌레도 주고, 떡뻥도 주고 가끔 내가 직접 야채 스틱 같은 걸 주기도 할 텐데 우리 아기가 다 잘 먹으면 정말 좋겠다. 부탁해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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