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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Feb 11. 2024

소통은 인정, 이해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이 제대로 정리를 못 하거나 무언갈 어설프게 했을 때 혼낸 적 있을 것이다. 문제는 혼내는 방식이다. “넌 이거 하나 제대로 못 하냐?”, “청소하면 뭐 하냐 여기 먼지가 가득 있는데 너 청소하긴 한 거야?” 이 말은 내가 중학생 1학년 아들에게 실제로 했던 말이다. 아들은 평소 행동이 느리고 눈치가 없는 편이다. 어떤 행동을 할 때면 답답함에 먼저 소리부터 질러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막아왔다.     


소통 공부를 시작한 이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몰랐을 수도 있는데 왜 당연히 안다고만 생각했을까?’, ‘많이 억울했겠구나.’ 많은 어른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가르쳐야 하는 것도 지극히 내 기준에서 ‘저걸 왜 못하지?’라고 생각해 화부터 낸다.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잘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그 후 아들에게 사과했다.      


며칠 전 아들이 청소기를 돌렸다. 예전엔 아들이 청소기를 돌렸을 때 제대로 돌리지 않는다고 화를 냈었다. 그런데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후 웃으며 말했다. “이쪽에 머리카락 있어. 저쪽에 먼지가 있네. 조금만 더 꼼꼼히 해줘” 그 말을 들은 아들은 더 열심히 구석구석 청소기를 들이밀었다. 둘 다 상처받지 않고 웃으며 청소를 끝냈다. 아마 앞으로 아들은 청소기를 돌릴 때 좀 더 꼼꼼하게 할 것이다. 소통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인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야 제대로 채울 수 있고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대할 때 ‘왜 저걸 모르지?’란 생각을 조심해야겠다. 잘못된 생각은 잘못된 말을 내뱉게 하고 때론 그른 행동을 하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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