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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ug 30. 2024

75. 영원한 다수는 없다.

세상은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니 그렇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힘든 일이 생기면 '왜 나한테 이렇게 힘든 일이 생기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금세 잊히거나 내 옆에 지인으로 남았다. 그 외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세상에 소외된 사람들을 만드는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볼 생각을 안 했다. 다들 그냥 잘 사는 줄 알았다. 힘들어해도 그냥 남 일이라고 생각했다. 북한 이탈주민, 외국 이주민 여성,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장애를 가진 사람 등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인권 강의를 접하게 되면서 세상의 모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늘 우리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내가 딱히 불편한 점이 없기에 들여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언제 그들과 같이 소수의 입장에 설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냥 남일 같진 않았다.


우린 늘 다수의 입장을 지지한다. 그리고 아직은 다수의 입장에 속해있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소수의 입장에 처해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회는 늘 다수를 등에 업고 소수의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 하지만 우린 언제든지 소수의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계속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영원한 다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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