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민 Sep 10. 2024

86. 뭉치지 못하는 사람들

직급이 낮은 이들이 높은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서 노조가 있고, 직장협의회가 있는 것이다.  


A부터 Z까지의 사람이 있다고 치자. 이들의 목적이 모두 같을 순 없다. 돈, 권력, 명예, 휴식 등 각자가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 대표를 선출하고 임원을 꾸리지만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운영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관리자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하위직에 있는 이들이 뭉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한 이들은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E라는 사람을 살짝 꼬드겨 분란을 일으키기만 해도 된다. 사람은 욕심이 많아서 누군가 조금만 건드려줘도 알아서 분쟁을 일으킨다. 맘에 맞는 이들끼리 2개에서 심지어는 4개까지 패를 나눈다. 


권력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애초의 취지는 불합리에 대항해서 다 같이 잘 살아보자인데 더 이상 그런 것은 없다. 자신들끼리 불나방처럼 서로 헐뜯고 정통성을 논하며 상대를 깎아내린다. 결국 남는 것은 상처와 여전히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자신들의 현실뿐이다.  


A라는 인물을 대표로 추대하고 Z까지 모두가 그를 지지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국가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한 조직의 힘 또한 그 조직원들로부터 나온다. 그런 조직원들이 뭉친다면 어느 누가 자신의 맘대로 조직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까? 단순한 이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85.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