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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11. 2024

87. 시대상을 왜곡한 이야기들

어릴 때 읽은 동화책들이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들인 줄만 알았다.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백설공주' 등의 이야기와 우리나라 위인전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 시대적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우리나라 위인전은 대부분 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의 시대에 태어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했고 그들은 승자가 되거나 영웅이 되었다. 역사는 늘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가정사, 성격 등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해외의 동화 또한 마찬가지다. 잔혹동화가 나중에 등장했는데 어쩌면 그것들이 더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성냥팔이 소녀' 같은 경우 동화 속에는 작고 예쁜 여자아이가 나오지만 실제 그 시대 성냥팔이 소녀들은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 성냥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린에 의해 턱이 빠지고 팔다리가 녹아내리는 등 장애를 안고 쫓겨났다.

임금 대신 성냥을 받았고 그것을 거리에서 팔다가 죽어가기도 했다.


'미운 오리 새끼'는 어떤가? 생긴 것이 다르다고 차별받다가 백조가 되고 나서야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결말. 결국 아이들에게 외모와 태생으로 인한 차별을 주입시키는 이야기인 것이다. 노력 따위는 필요 없다. 애초에 백조로 태어난 이들은 끝까지 백조가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나 위인전 등을 통해 왜곡된 진실을 알리는 것은 그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도 그러한 것을 경계해야 한다. 현시대가 왜곡되어 전해질지 제대로 전해질지는 우리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더 이상 누군가를 미화해서도 안되고 세상의 본질을 비틀어서도 안된다. 그 몫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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