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으로 사회가 크게 흔들렸다. 사람들이 이슈에 관심을 가질때 나는 그 이면에 있는 선택의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정책과 방향이 막히는 상황에서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사사건건 제동이 걸린다고 느낀다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갈림길이 등장한다. 혁신을 택할 것인가, 혁명을 택할 것인가.
혁신은 기존의 틀을 완전히 부수지 않는다. 문제를 진단하고, 제도를 보완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더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다. 시간이 걸리고, 설득이 필요하며, 타협과 조율이 동반된다. 느려 보일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반면 혁명은 단기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려는 방식이다. 기존의 체계와 질서를 전면적으로 뒤흔들고 새로운 구조로 대체하려 한다. 속도는 빠를지 몰라도 그만큼 충격과 반발도 크다.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 또한 상당하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급격한 변화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답답한 현실을 한 번에 뒤집고 싶은 충동, 단숨에 성과를 내고 싶은 유혹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도가 빠를수록 통제는 어려워지고, 예측하지 못한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국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어떤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사회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고, 국민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은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많이 판단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단숨에 뒤집는 방식이 아니라, 설득과 합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택한 대표자들이다. 불신과 충돌 속에서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반복하기보다, 제도 안에서 문제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한 방향일 것이다.
급격한 혁명은 강렬하다. 그러나 오래 남는 것은 대개 조용한 혁신이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선택 역시,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하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