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는 일주일 중 누구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 또 누구와 통화 또는 톡을 많이 하는가? 가족?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직장동료일 것이고, 통화나 톡은 가족보다 친구나 동호회 같은 지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마저도 없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혼자 사는 이들이 증가하고 사람 간의 교류는 점점 뜸해진다.
사회 자체가 점점 외로워지고 사람들은 그 외로움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하지만, 정말 익숙한 것일까? 아닐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이더라도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SNS 사용자가 증가하고 나와 비슷한 성격 또는 취향을 가진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오히려 내향적인 이들은 SNS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더 환호한다.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감도 덜 하다.
이런 외로움을 파고든 범죄가 로맨스 스캠이다. 로맨스 스캠은 멋진 남성, 예쁜 여성의 사진을 도용해 SNS로 메시지를 보내 접근한다. 또는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며 친한 척한다. 사람은 심리적으로 상대방의 계정을 클릭하게 되어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의 계정을 보면 죄다 멋지거나 푸근한 느낌의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다.
이에 호감을 느낀 이들은 그들과 대화를 이어간다. SNS의 무서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린 가족과도 하루에 대화를 몇 번 나누지 않는다. SNS는 시간 개념이 없다. 아침에 굿모닝으로 시작해서 점심은 먹었냐, 잘 자라까지 하루종일 대화를 나눈다. 며칠 만에 나도 모르게 그에게 호감을 넘어선 감정이 생기게 되고 가상의 데이트를 즐기며 설렘에 빠진다. 매일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면 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곤 결국 만남을 빙자해 돈을 요구하는 그들에게 금전을 뜯기게 된다. 이것은 피해자들이 무지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방심해서도 아니다. 외로운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나는 아닐 거라 생각하는가? 누군가와 진심으로 단 며칠만 대화를 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 한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외로운 사회를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SNS와 현실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 SNS는 SNS로 만약 만나자고 하면 둘보다는 셋, 넷이 낫다. 너무 SNS만 하지 말고 사회에서도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고 피곤하겠지만 적응되면 꽤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외로움을 잘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니 무엇을 선택하든 나만의 방식으로 잘 만들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