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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Dec 17. 2024

184. 겸손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

두 사람의 능력자가 있다. 둘 다 업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이고 대부분 우러러보는 위치에 있다. 한 번은 둘이 함께 같은 교육을 받게 되었다. 교육의 퀄리티가 높다는 소리를 듣고 기대했지만 교육 내용이 기대 이하였다. 둘 다 실망했지만 교육을 대하는 자세는 달랐다.


A는 자신이 배웠던 것들을 또 배우는 것이 기분 나빠 딴짓을 하는 등 교육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강사에게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도 자신이 배웠던 내용이고 교육 내용에는 실망했지만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했다. 질문에 호응하고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 웃고 교육 자체를 즐겼다.


A와 B 둘 다 능력자지만 향후 어떤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까? 단순 이것만으로 삶을 논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들의 태도를 보면 어느 정도는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교육이 끝난 저녁 시간에도 그들의 행동은 달랐다. A는 자신이 아는 것을 과시했고 B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건 A와 B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겸손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능력 있는데 굳이 겸손해야 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만은 또 다른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가린다. 아무리 배울 것이 없다 해도 얻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그런 일은 계속될 것이다.


B는 앞으로도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경험, 능력일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 해도 이 세상을 다 알 순 없다. 겸손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겨우 100을 안다고 해서 숫자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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