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만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 대통령이 나이 체계를 바꿔서 누군가 "몇 살이세요?"라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거기다 나는 빠른 77년생이다. 친구들은 76년생으로 원래 나이는 49살인데 한 살 깎은 나이로는 48이다. 그들은 내년에 50이 된다. 실제로는 49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 살 깎아도 못할 판에 자신들이 되려 내년이면 50이 된다고 떠들고 다닌다. 남자들 사이에선 나이가 계급이라도 되는 것 같아 보인다. 나는 50이 되려면 아직 2년이 더 남았다. 그런데 친구들과 통으로 50 취급을 받았다.
남자들은 사회생활에서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보다 나이가 많으면 대부분 '형님'이라고 부르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모임에 가면 본인들이 곧 50이라고 큰소리친다. 솔직히 한 살 더 먹으나 그렇지 않으나 변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 일, 생활환경, 체력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좀 더 무게를 잡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누군가를 만나면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는다. 왜 그런 걸까? 내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으니 알아서 대우하라는 걸까? 나이를 먹으면 대우받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겸손하고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원하지 않아도 존경으로 돌아온다.
대우받지 않아도 좋으니 나는 이렇게 외칠 것이다. "전 77년생이고 2025년에 48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