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이제 우리 경쟁자는 사람이 아니다.

by 오박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실전에 사용되었다. 드론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고, 격추 또한 쉽지 않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드론 택배 서비스가 시범 운영 중이며, 자율주행 버스와 택시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커피숍과 치킨집을 비롯한 요식업에 로봇이 도입된 지도 이미 오래다. 사람의 손으로 하던 일들이 하나둘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러다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비슷한 우려는 과거에도 있었다. 1차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의 도입으로 기계화가 시작되자, 수공업자들은 대량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동시에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했다. 2차 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장이 자동화되면서 기존 일자리는 줄었지만, 기술 노동자와 기계 운전자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다.


현재의 4차 산업혁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자리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어떤 일자리가 늘어나는가다. AI 개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보수와 운용, 사이버 보안 등 보다 전문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분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이미 변화하는 일자리에 맞춘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점수로 줄 세우는 데 익숙할 뿐,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는 부족하다. 이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직업이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는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방심하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해고 통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에는 ‘직업’의 개념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평생 하나의 직업만으로 살아가기보다, 다섯 개에서 아홉 개의 직업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사람만이 아니다.


‘내 일만큼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 로봇과 인간이 협력하는 형태로 바뀌더라도, 대체되지 않을 분야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인간의 손으로 돌아오는 영역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만들어내는 일들이다.


4차 산업혁명은 거대한 혁신을 가져오는 동시에 큰 혼란을 동반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준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지 모른다. 그러니 제2, 제3의 일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제2의 인생’은 노년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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