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 시작을 미루는 가장 쉬운 변명

by 오박사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때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배우고, 몇 백 권의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을 보냈다. 종종 사람들은 말한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깨달음에는 각자의 시기와 이유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스무 살 무렵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과연 지금처럼 진지하게 붙잡았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놀고 싶고, 당장 불편한 것도 없는 나이였다. 쉽게 흘려보내고,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쉬움과 후회를 곱씹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늦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알면서도 바로 실천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주변에는 “나이가 많아서 안 돼요”, “이걸 하기엔 너무 늦었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말 늦어서 못 하는 걸까. 대부분은 늦은 것이 아니라, 시도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나이라는 이유는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가장 편한 변명일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다. 하지만 몇 년 뒤, 그들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 자신을 후회하거나, 하지 않은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미련이 남는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 바로 이 순간이, 사실은 가장 좋은 시작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더 많은 ‘못 할 이유’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은 대개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꼭 잘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냥 해보고, 아니라 싶으면 그만두면 된다. 망설이며 보내는 시간보다, 시도해보고 남기는 후회가 훨씬 가볍다. 결국 삶에서 가장 아픈 후회는, 해본 일보다 해보지 못한 일로 남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65. 교권추락의 끝에는 무엇이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