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66. 내 나이가 많아서

by 오박사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때부터 자기 계발을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녀오기도 하고 몇 백권 정도의 책도 읽는 등 많은 것을 해왔다. 혹자들은 좀 더 이른 나이에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깨달음에는 시기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20대에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면 그때처럼 달려들었을까? 아닐 것이다. 한참 놀고 싶을 나이인 데다가 사는데 딱히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그냥 흘려보냈을 것 같다. 그 뒤로 후회나 하면서 똑같은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늦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 그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긴 하다. '나는 나이가 많아서 안 돼요', '이걸 하기엔 너무 늦었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정말 무언갈 하기에 늦은 것일까? 아닐 것이다. 단지 무언갈 하기에 두려운 것뿐이다. 그래서 나이 때문이라는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이들은 몇 년 후 시도라도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후회를 하거나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잘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미련이 가득할 것이다. 무언갈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시도하기 좋은 때다. 시간이 흐르면 그 마음이 점점 하지 못할 이유를 만들어대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굳이 잘할 필요는 없다. 그냥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둬도 된다. 망설이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65. 교권추락의 결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