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공포는 정보의 빈틈에서 자란다.

by 오박사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서버 등 핵심 인프라가 해킹당했다. SK텔레콤은 곧바로 피해 보상 차원에서 유심 전면 교체를 발표했다. 가입자 수는 약 2,3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전국 대리점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는 대기자가 2만 명 이상 몰리며 서버가 폭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자신의 유심 정보가 해킹돼 휴대전화가 복제되거나, 휴대전화에 연동된 금융 정보로 인해 통장에 있는 돈이 모두 빠져나갈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어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불안만 커지고 있을 것이다. 초기 대응으로 유심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든 점 자체는 빠른 조치였다고 본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이 오히려 국민들의 혼란과 불안을 증폭시킨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본인 명의의 알뜰폰이 개설되고, 이를 통해 약 5,000만 원 상당의 대출 피해가 발생할 뻔한 사례까지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며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지금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우선 휴대전화가 해킹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통장에 있는 돈이 인출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 피해가 발생하려면 비밀번호 등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 만약 휴대전화 메모장 등에 금융 비밀번호를 저장해 두었다면 즉시 변경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중 악성 앱이 있는지 점검하고, 의심스러운 앱이 있다면 삭제해야 한다. 통신사를 통해 소액결제 차단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진을 휴대전화에 보관하고 있었다면, ‘엠세이퍼’ 사이트를 통해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설되지 않도록 차단 조치를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는 것까지가 하나의 대응 절차가 될 수 있다.


기업은 고객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신속한 대응 자체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행정적인 조치만 앞세운 대응은 아쉬움을 남긴다. 앞으로 이러한 유형의 사고는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 예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고객의 불안과 심리를 고려한 설명과 안내가 함께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위기 상황일수록 필요한 것은 속도뿐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려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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