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부부가 된다는 것

by 오박사

결혼 3개월 차 부부의 부부싸움 신고가 두 번 있었다. 모두 20대 중반의 젊은 부부였다. 이혼 소송 중인 20대 부부의 신고 역시 두 건이나 있었다. 이들 모두 결혼 전에는 분명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을 것이다. 연애할 때보다 결혼하면 더 애틋하고, 더 알콩달콩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원수처럼 싸우게 된 걸까.


그 이유는 결혼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 있다. 결혼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혈연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하나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일이다. 이는 곧 자신이 누려오던 자유를 일정 부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애와 결혼은 싸움 앞에서조차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연애할 때는 어떻게든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크게 다투지 않으려 하거나, 싸우더라도 빠르게 화해하려 한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이미 ‘내 사람’이라는 안도감 속에서 서운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게 된다. 결혼 생활은 양보와 배려의 연속이어야 하는데, 이를 희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다른 만큼 가구 배치, 청소 습관, 벽지 색깔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도 충돌이 시작된다. 자유를 내려놓은 답답함이 마음속에 쌓이고, 그 보상을 상대에게서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상대 역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잊힌다. 이런 오해와 기대의 어긋남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상태가 아니라, 이해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 자유를 빼앗긴다는 개념이 아니라, 둘만의 공동체 규칙을 새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독립된 두 자아가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여정이며, 그 과정에서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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