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히트작에는 속편이 뒤따른다. 그런데 전작만 못하다는 평을 듣는 작품들이 있다. '부산행' 속편인 '반도'와 넷플릭스 드라마 '약한 영웅 2편'이 그렇다.
두 작품이 그런 평을 듣는 이유는 속도감 때문인 듯하다. 부산행은 좀비가 계속 등장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반도는 좀비보다 사람의 무서움에 더 중점을 뒀다. 약한 영웅 1편도 격투신이 2편에 비해 많아서 속도감이 빠르다.
하지만, 난 두 작품 모두 2편이 더 남는 것이 많다. 두 작품의 속편은 모두 인간적인 고뇌와 이기심 등 인간성에 대한 것을 다뤘다. 좀비보다 무서운 사람, 학교 폭력과 친구 사이의 갈등 등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들이 좋아진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질문이 사라져 가는 듯하여 안타깝다. '묻지 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마음의 병이 늘어가고 모두 질문의 부재에서 생겨난 일들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철학자들이 고민해 왔던 이 질문이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까? 속도와 박진감보다는 느리지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