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웹툰 속 주인공의 성향이 변화하고 있다. 20세기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온갖 시련을 이겨내며 점점 성장해 결국 최강자가 되는 전개가 주를 이뤘다.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위기들은 시청자와 독자로 하여금 주먹을 꽉 쥐게 할 만큼 긴장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압도적인 무력이나 능력, 지능을 갖추고 등장한다. 중간에 약간의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보는 이들이 조마조마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반드시 이길 거라는 믿음이 전제된 채, 그 승리를 지켜보는 데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이나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들처럼, 요즘의 캐릭터들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강력함을 보여준다. 관객이나 독자들은 이미 그들이 승리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압도적인 능력에 매료된다.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통하던 시대였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거나 수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야기가 캐릭터에 투영되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성공과 노력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고난을 이겨내는 주인공보다는, 이미 강력한 힘을 가진 영웅이 자신을 대신해 모든 것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어쩌면 이는 박탈감에 대한 보상이자, 현 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반항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어떤 주인공 캐릭터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될까? 변화하는 시대만큼이나, 그 궁금증도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