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지능이라는 무기, 우리에게 던져진 숙제

by 오박사

며칠 전, 까마귀가 사람의 머리를 공격하는 일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공격 앞에서 우리는 거의 속수무책이다. 겨우 손을 휘저어 위협해보지만, 그 손마저 까마귀의 뾰족한 부리에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


도구나 불이 없던 시절, 인간은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 부리를 가진 동물 앞에서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고양이조차 인간에게는 위협적이었고, 인간은 그저 맛있는 먹잇감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에겐 도구를 다룰 수 있는 손과 불을 사용할 수 있는 지능이 있었다. 그 덕분에 무기를 만들고 불을 피워 야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인간은 점점 더 정교하고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냈고, 마침내 동물들 중 가장 위에 선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던 무기들은 이제 같은 인간을 향하고 있다. 동물은 배가 고프거나 위협을 느낄 때만 공격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위해, 혹은 타인을 지배하기 위해 무기와 지능을 사용한다. 심지어는 타인을 자신의 무기로 삼아 또 다른 누군가를 해치기도 한다.


살아남기 위해 지능을 발전시킨 인간은, 결국 그 지능으로 '탐욕'이라는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오늘날 인류가 다시 인문학을 찾는 이유도, 바로 이 탐욕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일지 모른다. 타인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인간의 지능은 분명 우리를 보호하는 무기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무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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