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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중독을 부르는 뇌, 습관을 만드는 나

by 오박사

인간의 뇌는 때때로 우리를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하거나 운동해야 할 때는 그냥 쉬라고 유혹하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 일탈할 때 오히려 쾌락을 느낀다. 새로운 것을 싫어해서 늘 가던 길만 가게 만들고, 익숙한 일만 반복하도록 시킨다.


뇌는 중독과 쾌락에 쉽게 빠진다. 술, 도박, 게임, 성 같은 자극적인 것들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이유다. 어려운 일은 피하고, 도전은 귀찮아하며, 늘 쉬운 길만 걷고자 한다. 뇌가 가장 좋아하는 상태는 아마도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누워 TV를 보거나 자고 있을 때일 것이다.


왜 이런 경향이 생기는 걸까? 그 핵심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불안'**이 있다. 익숙한 환경은 이미 검증된 안전지대다. 반면, 새로운 환경은 예측할 수 없어 위협처럼 느껴지고, 그로 인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보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현재에 머무르려 한다.


또한, 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공부할 때 유난히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되도록 익숙한 정보와 방식에만 머물고자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뇌는 새로운 보상에도 반응한다. 새로운 학습을 통해 얻는 성취감, 그 결과로 이어지는 즐거움 역시 뇌가 좋아하는 자극이다. 처음엔 거부감을 보이던 것도, 반복과 보상이 쌓이면 점차 익숙해지고 좋아지게 된다.


결국,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중독으로 흐를 수도, 좋은 습관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뇌가 언제든 게으름과 쾌락의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뇌를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행동에 대해 지속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작은 성공’을 통해 동기를 얻고, 변화의 동력을 이어나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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