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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솔직함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

by 오박사

한때는 외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시대가 있었다. 배우든 가수든, 외모가 부족하면 성공하기 어려웠고, 매스컴에 비치는 모습은 늘 다듬어진 얼굴과 몸매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외모보다 개성이 더 중요해졌고, 그 흐름을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개그우먼 이수지 씨다.


이수지는 다소 통통한 체형임에도, 그것을 자신의 매력으로 과감히 활용한다. 탱크탑 티셔츠를 입고 배를 드러내며 싸이와 비슷한 외모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당함이 많은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그녀와 닮은 이들에게는 큰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준다.


말투 역시 솔직하고 거침없다. 굳이 예쁘게 포장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낸다. 바로 이 점이 그녀의 진짜 매력이다.


왜 사람들은 예쁘고 꾸며진 모습보다 솔직한 사람에게 더 열광할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동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억지로 웃고, 말과 행동을 다듬으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억눌림 속에서 사람들은 이수지의 솔직하고 자유로운 모습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나는 다르다’고 당당히 외치는 MZ세대의 문화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다름은 더 이상 결핍이 아니라 경쟁력이 되었고, 유튜브를 비롯한 플랫폼은 그 다양성과 솔직함을 더욱 확산시켰다. 이제는 꾸며진 것보다 날것의 진심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열광하고, 그 안에 자신을 투영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다. 그 속에서 솔직한 인간미와 꾸밈없는 재미는 사람들에게 묘한 안정감을 준다. 더 이상 남의 시선을 따라 살기보다는, ‘진짜 나’로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수지는 바로 그런 시대적 열망을 대변하는 인물이며,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조금 더 솔직해져도 괜찮다. 숨지 않아도 되고,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꺼내 보자. 그것이 곧 가장 강한 매력이 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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