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 비교가 만들어낸 자아

by 오박사

스스로를 루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언제부터, 왜 그렇게 믿게 되었을까. 한때의 나도 그랬다.

공부도, 운동도, 대인관계도 어느 하나 잘하는 게 없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루저였을까? 아니면, 남들이 그렇게 볼 것이라 짐작한 내 마음이 만들어낸 자아상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루저가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은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스스로에게 부여한 모습에 불과했다.


‘나는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고, 시도하지 않으니 점점 더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서서히 굴을 파고 들어가 숨을 곳을 찾았고,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세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못한다고 믿어왔던 것들 중 하나에서 ‘잘함’을 발견했다. 아주 작은 계기였지만, 그 순간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어쩌면 나에게도 잘하는 게 있을지도 몰라.’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잘하는 것은 분명히 있었고, 생각보다 많았다. 사람은 참 신기하다. 잘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시도하는 것들이 조금씩 잘 풀리기 시작했다. 실패해도 이전처럼 실망하지 않았다.

결과보다도, 시도할 수 있게 된 나 자신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못하는 게 뭐예요?” 순간 어리둥절했다. 못하는 게 뭐냐고? 수없이 많다.

다만, 나는 그동안 너무 ‘못하고 산 사람’으로 살아왔기에 이제는 내가 하는 일들을 즐기기로 했을 뿐이다.

그 모습이 남들 눈에는 ‘잘하는 사람’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타인의 기준과 시선에서 벗어나 비교를 멈추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루저가 아니다. 아니, 애초에 루저였던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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