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서랍

김종원

by 오종민

타인의 분노는 반드시 경청해야 한다. 그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 선배 중 화를 내는 선배와 화를 내지 않는 선배 중 나는 차라리 화를 내는 선배가 더 좋았다. 물론 화를 내지 않고 잘못을 잘 일깨워 주는 선배라면 좋겠지만 그것은 참 힘든 일이다. 화를 내는 선배는 그 자리에서 나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뒤끝이 없다. 화를 내지 않는 선배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뒤에서 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분노는 화를 내는 것의 상위 개념이다. 분노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기에 그 분노에는 거짓이 없다. 분노하는 이유를 잘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다. 하지만, 분노하는 사람 앞에서 그 사람의 분노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뭐든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닐까? 거꾸로 내가 분노를 할 때 상대방이 내가 분노하는 이유를 알고 거기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해 준다면 나는 금방 분노가 사그라들 것 같다. 오히려 미안함을 느끼게 될 것 같고 그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어 다음부터는 함부로 분노하지 않을 것 같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심지어 타인의 분노마저 들여다봐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해낸 다음에 내가 얻는 이득은 그 힘듦을 다 잊게 만든다. 그래서 한 번 들여다보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불안